최근 한국 미술계는 그야말로 ‘블록버스터 전성시대’다. 반 고흐, 호퍼, 뭉크, 바스키아 등 해외 유명 작가들의 전시가 연이어 열리며, 마치 글로벌 스타들의 투어 콘서트를 방불케 한다. 《불멸의 화가 반 고흐》전은 개막 두 달 만에 35만 명이 방문했고, 《비엔나 1900, 꿈꾸는 예술가들》 전시는 티켓을 구하기조차 어려울 정도다.
2025.02.25한국 미술계와 미술 시장은 2000년대 이후 외형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와 아트프라이스(대표 고윤정)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4년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은 1830배 성장을 보였으며, 2022년 기준 전체 낙찰총액은 약 2조5354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첫 미술품 경매사가 생긴 1998년의 약 1억8000만원 규모였던 경매시장 규모가 최대 규모를 보인 2021년 약 3294억까지 성장한 것이다.
2025.02.1121세기 대한민국은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강국으로 자리매김했다. K-팝은 글로벌 음악 시장을 석권하고, K-드라마와 K-문학은 대중문화와 순수예술을 아우르며 전 세계인의 일상이 되었다.
2024.12.172024년, 한국 미술 시장을 뒤흔든 대규모 금융 사건이 발생했다. 갤러리K라는 미술품 거래 업체는 투자자들에게 연 7~9%의 수익률과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으나, 최근 고객들의 집단소송으로 전모가 드러나며 충격을 주고 있다.
2024.11.19최근 한국 미술계에서는 세계적 문화 명소인 국립 퐁피두 예술문화센터(Centre National d'Art et de Culture Georges-Pompidou)의 분관 유치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찬반 양론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쟁점과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2024.10.22지난 주에는 광주비엔날레 3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그 성과를 짚어보았습니다. 이번에는 광주비엔날레와 더불어 국내에서 활발히 개최되고 있는 다양한 비엔날레들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이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해보겠습니다.
2024.09.24지난 회에서 “주객전도의 시대”라는 의제를 통해 본질이 비본질에 의해 호도되는 현상을 짚었다면, 이번 회에서는 ‘가치의 상실’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여기서 말하는 ‘가치’란 예술을 예술로 존재하게 했던 진정성, 자율성, 내적 필연성에 대한 믿음이며, 진정한 예술을 지탱하던 보이지 않는 합의를 말한다.
2025.10.21오늘날 동시대 미술은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보인다. 세계 곳곳의 아트페어는 수십만 명의 관람객을 불러 모으고, 경매장에서는 새로운 기록이 세워진다. 우리나라 역시 프리즈 서울을 기점으로 아시아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아트부산·아트광주 등 지역 페어까지 확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NS 피드는 전시 인증샷으로 넘쳐나고, 블록버스터 전시는 줄 서는 관람객으로 가득하다. 그러나 이 화려한 풍경 속에서 우리는 근본적인 불안을 느끼게 된다. 작품의 의미와 예술의 본질은 점점 뒷전으로 밀려나고, 가격·브랜드·이미지 같은 외부 지표가 예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주객전도의 시대’다.
2025.09.23자본주의 사회에서 예술은 더 이상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차원에만 머물 수 없게 되었다. 오늘날 미술 작품은 시장의 평가 시스템 속에서 가격으로 환원되며, 작품의 생명력 또한 투자 가능성에 따라 연장되거나 사라진다.
2025.08.12“누가 그 작품을 샀는가?” 예술작품을 둘러싼 이 질문은 종종 작품 자체의 미학적 가치나 철학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한다. 오늘날의 컬렉터는 단순한 구매자를 넘어, 예술의 가치를 구조화하고 서사를 부여하는 권력적 행위자다.
2025.07.2921세기 후기자본주의는 단순한 생산과 소비의 경제를 넘어, 기호와 상징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체계로 진입했다. 장 보들리야르는 이를 "기호의 정치경제학"이라 명명하며, 현대사회에서는 물질 그 자체보다 그것을 상징하는 기호가 더 큰 가치를 갖는다고 진단했다. 이때 상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닌, 기호의 집합이자 사회적 코드가 된다.
2025.07.15순수미술은 언제나 인간 정신의 가장 깊은 지층을 건드려 왔다. 그것은 단지 미적 대상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살아 있는 인간이 ‘자기 자신을 이해하려는’ 행위였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면서 진화를 거듭해왔지만,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자신 안의 감정을 외화하는 순간, 실용의 경계를 넘어서 정신의 세계로 진입한다. 예술은 바로 이 경계에서 발명되었고, 문명을 정의해온 본질적 행위였다.
2025.0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