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식 포스터
서울 연희동의 정취 속, 한
세기의 시간차를 둔 두 건축가가 다시 마주한다.
1952년 베네치아. 젊은 한국 건축가 김중업이 르 코르뷔지에의 파리 아틀리에 문을 두드리며
시작된 인연이 70여 년 만에 사진과 공간, 가구를 통해
되살아났다.

르 코르뷔지에(앞줄 오른쪽 둘째) 제자로 있었던 김중업(뒷줄 왼쪽 넷째)./ 사진:매일경제
전시는《대화: 두
건축가의 운명적 만남》이라는 제목처럼, 건축을 매개로 한 시간의 대화다.

김중업 개인 사진 / 김중업건축박물관 제공
건축이 말을 걸고, 시대가
응답하다
이번 전시는 김중업이 남긴 건축의 물성과 르 코르뷔지에의 사상이
어떻게 지금의 시선에서 재해석될 수 있는지를 묻는다. 
1950년대 근대건축의 정점에서 마주한 두 사유는, 오늘날 서울이라는 도시 안에서 다시
이어진다.
전시는 르 코르뷔지에의 기하학적 질서와 김중업의 지역적 감각이 교차하는 지점을 통해, “건축이
시간의 언어로 무엇을 말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두 시공(時空)의 재회
르 코르뷔지에는 빌라
사보아에서 찬디가르까지, 20세기를 설계한 건축가였다. 그의 건축은 형태의 합리성을 넘어 ‘빛과 공간의 추상적 조율’로 불린다.
 
김중업은 그에게 배운 질서 위에 한국적 미감을 더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1968)은
그 결실이다. 콘크리트의 질감, 곡선 지붕, 그리고 전통적 처마선의 변주—서양의 논리를 한국의 미학으로 번역한
건축적 대화였다. 이제 그 대사관과 그의 말년 자택인 연희정음이 다시 연결된다.
두 건축가의 사유는 이 두 공간 안에서, 시공을 넘어 실질적 “대화의 장”을 이룬다.

김중업 주한프랑스대사관 / ⓒ김용관

1960년 설계하고 1962년 완공된 주한프랑스대사관은 김중업만의 조형세계가 본격적으로 드러난 시발점이다. 한국 전통 기와기붕의 날렵한 곡선을 현대적 재료로 표현했다. / 김중업건축박물관 제공

김중업 대표작으로 꼽히는 주한 프랑스 대사관. / 사진: 매일경제

김중업 서산부인과2 ⓒ 김용관

기하학적 곡선의 미학이 돋보이는 서병준산부인과의원(1967) / 김중업건축박물관 제공
세 가지 관점으로 보는 전시
 
김중업 대표작의 첫 공개
진해 해군공관은 1968년
준공 이후 한 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건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사진으로 소개된다. 김중업의 건축적
언어, 즉 “비례와 물질,
그리고 곡선의 논리”가 시대의 기록으로 드러난다.
 
공간이 곧 작품이다
전시는 화이트 큐브가 아닌 실제
건축물 안에서 열린다. 주한 프랑스대사관과 연희정음, 두 공간은 그 자체가 전시의 일부로
관객은 작품을 ‘보는’ 대신, 건축을 ‘걷고, 듣고, 체험’하게 된다.

찬디가르0820 ⓒ 마누엘부고

찬디가르2339 ⓒ마누엘부고
거장들을 기록한 두 시선
한국 건축사진의 대표 김용관, 그리고
르 코르뷔지에의 찬디가르를 평생 기록한 프랑스 사진가 마누엘 부고, 두 사람의 카메라는 각기 다른 시대의
빛과 그림자를 포착하며, 건축을 기억의 언어로 번역한다.
 
전통과 근대, 그
사이의 긴장
김중업의 건축은 서구 근대의 원리를 수용하면서도 결코 모방에 머물지
않으며 콘크리트 속에 ‘한국적 정서’를 불어넣었다. 그의 지붕은 단순한 구조가 아니라, “한국적 시간의 곡선”이었다.
이번 전시는 그 긴장을 재조명하며 르 코르뷔지에가 제시한 보편성과 김중업이 구축한 지역성의 경계—그
사이에서 한국 현대건축의 정체성이 어떻게 태어났는지를 보여준다.
 
 
 
전시 정보
전시명:《대화: 두 건축가의 운명적 만남 – 김중업 × 르 코르뷔지에 건축사진전》
기간: 2025.11.7 – 2026.2
장소: 연희정음 1–2층 (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17-3), 주한 프랑스대사관
운영시간: 화–금 11:00–18:00 / 토–일 11:00–19:00 (월요일 휴관)
문의: 02-324-5300
주최/기획: 주한 프랑스대사관, 프랑스문화원, Ann Graphics, COMOR Partner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