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일, 미국의 미술
전문 매체인 아트뉴스(ARTnews)는 주목해야 할 서울의 젊은 갤러리 5곳을 소개했다. 매체는 서울의 전통적인 갤러리들과 달리 독특한 장소성에
기반해 독자적인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는 신생 공간들인 PS CENTER, WWNN, 샤워, 상히읗, Xlarge를 주목했다.
첫 번째로, 비영리 공간인 PS
CENTER(구 을지예술센터)는 2024년 을지로
철공소 골목에 문을 열었다. 금속 공장을 개조한 건물 꼭대기 층에 자리한 PS CENTER는 아치형 천장을 통해 과거의 흔적을 드러낸다.
이러한 독특한 장소성에 기반한 PS CENTER는 작가와의 적극적이고
입체적인 소통을 바탕으로 동시대를 대변하는 작품과 차별화된 큐레이팅을 선보이며 한국 미술 현장의 흐름과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획 전시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재능 있는 신진 작가와 한국 현대미술의 대가가 만나는 기획을 통해 젊은 예술가가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현재 PS CENTER에서는 인도 작가 나레쉬 쿠마르(Naresh Kumar)의 신작을 선보이는 전시 《March to March》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9월 13일까지 이어진다.

《Doorstep》 전시 전경(상히읗, 2025) ©상히읗
한편, 2021년에 개관한 상히읗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이후 이주민들이
모여 살던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다양한 문화권이 어울려 살고 있는 지역인 해방촌에 위치하고 있다. 오늘날
해방촌은 카페와 바, 작가 스튜디오 등 다양한 공간이 공생하고 있는 장소로 젊은 세대들이 줄곧 찾는 ‘힙’한 동네로 알려져 있다.
상히읗은 이러한 독특한 지역적 분위기를 흡수하며 인큐베이팅 갤러리로서 기능하고 있다. 회화나 조각 뿐만 아니라 퍼포먼스, 스크리닝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형태의 실험적인 전시를 선보임으로써 예술을 경험하고 바라보는 태도에 대해 질문해 오고 있다.
현재 상히읗은 한국에서 1인 가구 여성으로 살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사적 공간의 취약한 경계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가 이지수의 개인전 《Doorstep》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이어진다.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WWNN은
2023년 이정우 작가와 오주현 큐레이터가 설립한 신생 갤러리로, 고정되어 있지 않은 유연한
시각으로 동시대를 바라보며 “어떻게 세상을 바라봐야 할지, 어떠한
담론을 형성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해 오고 있다.
WWNN은 동시대를 이해하기 위해 서로 다른 세대의 관점을 교차시키는
프로그램을 진행해 오는 등 현대사회에서 미술의 역할을 탐구하는 실험적인 기획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프리즈 기간 동안 WWNN은 일본 갤러리 CON와 협업하여
일본과 스웨덴 작가 네 명을 소개하는 단체전 《Fantasy in the Unexpected》을 개최한
바 있다. 전시는 9월 27일까지
이어진다.

《Dust》 전시 전경(샤워, 2025) ©샤워
2023년 설립된 샤워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갤러리이자 프로젝트
스페이스로, 전통적인 상업 갤러리에서 벗어나 “커뮤니티이자
플랫폼 그리고 야심차고 급진적인 형태의 예술을 소개하는 장소”를 지향한다.
또한 샤워는 전시 디자인 스튜디오 ‘샴푸’를 공동 운영하며 작가들에게 전시 제작과 기술적 자원을 제공해 더 많은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고, 소모적 환경의 미술계 안에서 순환 경제가 작동할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샤워는 중국 상하이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루오판 첸(Ruofan
Chen)의 개인전 《Dust》를 9월 14일까지 선보인다. 전시는 공장에서 나온 톱밥을 거대한 설치 작품으로
변형시킨 루오판 첸의 작품을 통해 거대한 산업 구조 이면에 은폐된 노동자의 현실을 이야기한다.

《rose is a rose is a rose is a rose》 전시 전경(Xlarge, 2025) ©Xlarge
한편, 2025년 아트인컬처 편집장과 갤러리현대 디렉터를 역임했던
김재석이 설립한 신생 갤러리 Xlarge는 실제 생활 공간을 활용한 갤러리다. 서울 종로구 가회동 주택가에 자리한 Xlarge는 오직 사전 예약을
통해서만 관람할 수 있으며, 예약이 확정되면 상세 주소를 안내 받을 수 있다.
사적 공간과 공적 공간의 경계를 오가는 갤러리 Xlarge는 예술을
일상에 더욱 가깝게 끌어들이고, 한국 사회에서 여전히 비가시화 되어온 LGBTQ+ 작가들을 조명하고자 하는 김재석 디렉터의 바람과 함께 출발했다.
현재 Xlarge에서 열리고 있는 이동현의 개인전 《Hole-Hole Hoo-ha》는 갤러리의 세 번째 전시로, 봉제인형과
올림픽 마스코트 형상 등을 해체해 만든 조각을 집 안에 배치하여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시는 10월 4일까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