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이 2월 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서울옥션을 중심으로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이 반등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찬솔 연구원은 세제개편안 통과 이후 거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으며, 부동산·주식 등 주요 자산 가격 상승 환경 속에서 미술품이 다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옥션 주식 시세 현황 / 출처 : Investing.com




케이 옥션 주식 시세 현황 / 출처 : Investing.com

보고서의 핵심은 단순한 종목 평가가 아니라 시장 구조의 저점 통과 여부에 있다. 하나증권은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각각 100억원 이상의 작품을 출품하는 국면이 형성될 경우 이를 본격적인 반등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4 미술시장 실태조사 보고서」(2023년 자료 기반) / 사진 : 예술경영지원센터(KAMS)

반등의 전제: 세제 환경과 자산 가격
 
2025년 말 세제개편안 통과는 고액자산가의 관망 심리를 일정 부분 완화시킨 요인으로 지목된다. 미술품은 거래 특성상 세제와 정책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자산군이다.
 
동시에 부동산과 주식 가격의 상승 흐름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수요가 미술품으로 재유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과거 2021년 시장 호황기 역시 자산 가격 동반 상승 국면과 맞물려 있었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이는 미술품이 단순 소비재가 아니라 대체자산(alternative asset)으로 재평가되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대체자산으로서의 미술품은 유동성이 낮고 가격 발견이 제한적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상승장에서는 수익률이 확대되지만, 조정기에는 거래 단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전제로 접근해야 한다.


(좌)서울옥션 사옥, (우)케이옥션 사옥 전경

실물 지표: 출품 규모와 낙찰총액
 
경매 시장에서 가장 명확한 선행 지표는 출품 총액과 낙찰률이다. 하나증권은 4~6월 경매 시즌에 개별 경매사 출품 규모가 100억원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 본격적 회복 시그널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거래 심리가 실제 로트 구성으로 전환되는지를 가늠하는 기준이다.
 
현재 서울옥션은 국내 경매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로, 케이옥션과 합산 시 시장의 약 90%를 차지하는 과점 구조다. 이 두 회사의 출품 전략과 낙찰 흐름이 사실상 국내 경매시장 방향성을 결정한다.
 
컬렉터 관점에서는 이 시점이 중요하다. 출품 규모가 확대되기 시작하는 초입 구간은 통상적으로 가격이 본격 상승하기 직전의 전환기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이미 고가 블루칩이 과열된 이후에는 신규 진입 비용이 급격히 높아진다. 따라서 상반기 경매 결과는 매수 타이밍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가 된다.


2021년 미술시장 통계 / 출처 : 예술경영지원센터(KAMS)

밸류에이션 관점: 2021년의 기억
 
보고서는 2021년 호황기를 주요 비교 지점으로 제시했다. 당시 서울옥션은 매출 790억 원, 영업이익 197억 원을 기록하며 시가총액 약 7,000억 원 수준까지 확대된 바 있다. 현재 사업 구조에 큰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수요 반등 시 유사한 멀티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하나증권의 판단이다. 이는 경매 총액의 확대가 곧 기업 가치 재평가로 연결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투자자에게 중요한 지점은 경매 총액의 방향성이다. 단기적으로는 분기 낙찰총액과 출품 증가율이 기업 실적과 주가의 선행 지표가 된다. 만약 낙찰총액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기 시작한다면, 이는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근거가 될 수 있다.
 
 
 
중저가 시장과 아트페어 변수
 
보고서는 최근 아트페어 관람객 증가를 중저가 시장 회복의 신호로 해석했다. 중저가 구간은 신규 컬렉터 유입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컬렉터 관점에서는 중저가 시장이 단단해질수록 시장의 저변이 확장되고, 특정 블루칩 작가에 대한 가격 쏠림 현상이 완화된다. 이는 장기적으로 가격 변동성을 줄이는 긍정적 신호다. 투자 관점에서는 중저가 거래 확대가 기업 매출의 안정적 기반이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고가 작품은 변동성이 크지만, 중저가 거래는 반복성과 회전율을 확보해 준다.
 
 
 
리스크 요인과 전략적 시사점
 
반등론의 관건은 세 가지다.

첫째, 상반기 경매에서 실제 출품 총액이 얼마나 확대되는가. 둘째, 낙찰률이 70% 이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가. 셋째, 고가 블루칩 낙찰총액이 분기 단위로 의미 있는 증가세를 보이는가.

투자자는 단기 뉴스보다 연속된 분기 데이터의 추세를 확인해야 한다. 컬렉터는 단기 과열 국면을 피하면서, 가격 조정 이후 회복 초입 구간에서 선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결론: 구조적 회복의 문턱에서
 
하나증권은 서울옥션의 경매 관련 실적이 이미 저점을 통과했으며 주가 역시 상승 흐름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2026년 상반기 경매 결과는 단순한 기업 실적을 넘어 한국 동시대 미술시장 전체의 구조적 방향성을 가늠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출품 전략, 블루칩 작가군의 낙찰 강도, 중저가 시장의 체력, 그리고 자산 가격 환경, 이 요소들이 동시에 맞물릴 때, 이번 반등 신호는 일시적 회복을 넘어 구조적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투자자에게는 데이터 기반의 점진적 접근, 컬렉터에게는 선별적 매수와 장기적 안목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