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국면에 들어갔던 국내 미술시장이 2026년 첫 정기 경매를 통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은 하루 차이로 새해 첫 경매를 열고, 총 148억 원 규모의 작품을 선보인다. 두 경매 모두 과도한 물량 확대보다는 검증된 작가와 작품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구성을 택했다.

 
 
서울옥션, 117점 50억 규모 출품, 박수근·현대 도예·고미술 고루 구성
 
서울옥션은 오는 1월 27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강남센터에서 제189회 미술품 경매를 개최한다. 총 117점, 낮은 추정가 기준 약 50억 원 규모다. 한국 근현대미술과 해외 현대미술, 고미술, 현대 도예까지 장르를 고르게 아우른다.


박수근,〈모자와 두 여인〉, 1964, oil on masonite, 24.6 × 15 cm. 추정가 4억 8000만원-8억원 / 사진: 서울옥션 홈페이지

근현대미술 섹션의 대표 출품작은 박수근의 1964년작〈모자와 두 여인〉이다. 화강암을 연상시키는 거친 질감과 단순화된 인물 표현을 통해 서민의 일상과 시대의 정서를 담아낸 작품으로, 추정가는 4억8000만~8억 원이다.


윤형근,〈Burnt Umber & Ultramarine〉, oil on linen, 95.5 × 44.5 cm. / 사진: 서울옥션 홈페이지

서울옥션 1월 경매에는 한국 단색화의 거장 윤형근의 작품도 출품돼 주목된다. 출품작〈Burnt Umber & Ultramarine〉은 린넨에 유채로 작업한 회화로, 짙은 번트 엄버와 울트라마린 색면이 수직 구조를 이루며 화면을 구성한다.
 
95.5 x 44.5 cm 크기의 이 작품은 윤형근 특유의 절제된 색채와 물질성을 통해 존재와 침묵의 미학을 응축해 보여준다. 추정가는 2억5000만~4억5000만 원으로, 작가의 주요 작품 세계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 출품작으로 평가된다.


권대섭,〈달항아리〉, white porcelain, 41.5 × 41.5(h) cm. 추정가 1400만원~3000만원 / 사진: 서울옥션 홈페이지

이번 경매에서는 현대 도예 섹션도 눈에 띈다. 권대섭, 강민수, 김동준, 이용순, 문평 등 현대 도예가들의 달항아리 작품이 다수 포함돼 회화 중심 경매에서 장르적 확장을 시도한다. 고미술 부문에서는 조선 후기 문인화가 심사정의〈쌍작도〉와〈쌍치도〉, 고종 황제의 어필 작품 등이 출품돼 역사성과 서사를 갖춘 작품들도 함께 소개된다.
 
해외 작가로는 야요이 쿠사마의〈Pumpkin (AAT)〉(7억3000만~9억 원)과 스위스 출신 작가 우고 론디노네의 조각〈Black White Red Mountain〉(3억~4억 원)이 출품된다.
 
서울옥션의 이번 경매는 비교적 절제된 규모 속에서 장르와 시대를 아우르는 안정적인 구성으로 새해 시장의 출발점을 점검하는 성격을 띤다.

 
서울옥션 경매 일정

- 경매: 2026년 1월 27일(화) 오후 4시
- 장소: 서울옥션 강남센터
- 프리뷰: 1월 16일 ~ 1월 27일
- 관람료: 무료
- 웹사이트: https://www.seoulauction.com


케이옥션, 94점 98억 규모 출품, 김창열·이우환에 양혜규·이배까지
 
케이옥션은 1월 28일 오후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본사에서 2026년 첫 경매를 연다. 총 94점, 약 98억 원 규모로, 출품 수는 적지만 블루칩 작가 중심의 집중도 높은 구성이 특징이다.


김창열,〈물방울 ABS N° 2〉, 1973, 리넨에 유채, 198 × 123 cm. 추정가 9억~14억 원 / 사진: 케이옥션 홈페이지

대표 출품작은 김창열의 1973년작〈물방울 ABS N° 2〉다. 작가가 프랑스 파리에 머물며 물방울 연작을 본격화하던 초기 작품으로, 투명하면서도 질감이 살아 있는 물방울 표현이 두드러진다. 추정가는 9억~14억 원이다.
 
이우환의 대형〈Dialogue〉연작도 출품된다. 100호 크기의 이 작품은 최소한의 붓질로 공간과 여백의 긴장을 드러내는 회화로, 추정가는 8억9000만~14억 원이다.
 
한국 동시대미술 작가로는 양혜규와 이배의 작품이 포함됐다.


양혜규, 〈Towel Light Sculpture – Budget Pantomime of 600 Dollar, 700 Euro and 22000 Yen〉, 2012, clothing rack, casters, light bulbs, cable, cord, printed towel, knitting yarn, styrofoam hands, papier-mâché, watercolor, varnish, cowrie shells, seashells, sequins beads, aluminum reflector, 93 × 75 × 20(h) cm. / 사진: 케이옥션 홈페이지

양혜규의〈Towel Light Sculpture – Budget Pantomime of 600 Dollar, 700 Euro and 22000 Yen〉(2012)은 의류 거치대, 전구, 케이블, 프린트 타월 등 일상적 산업 재료를 결합한 조형 작품으로, 이동 가능한 구조물과 조명이 결합된 설치 작업이다. 추정가는 7000만~1억5000만 원이다.


이배,〈Issu du Feu H13〉, 2000, charcoal on canvas, 116.8 × 91 cm (50F). / 사진: 케이옥션 홈페이지

이배의〈Issu du Feu H13〉은 숯(charcoal)을 캔버스 위에 중첩한 회화 작품으로, 반복된 물질의 축적과 검은 색면의 밀도를 통해 강한 물질성과 에너지를 드러낸다. 추정가는 1억4000만~2억5000만 원이다.


천경자,〈북해도 쿠시로(釧路)에서〉, 1983, 종이에 채색, 33 × 45 cm,. 추정가 9500만~1억5000만원 / 사진: 케이옥션 홈페이지

이와 함께 천경자, 이성자 등의 작품과 김환기, 이중섭, 박수근의 드로잉 및 소품도 포함돼 세대와 장르를 아우르는 구성을 이룬다.
 
해외 작가로는 야요이 쿠사마의 작품 5점이 경매에 나온다. 물방울 무늬와 나비가 결합된 캔버스 작품〈Butterflies “TWAO”〉는 경매 시작가 10억 원으로 책정됐으며, 1982년작〈Dress〉는 5억~8억 원의 추정가를 형성하고 있다. 판화 작품도 함께 출품돼 다양한 가격대의 작품을 제시한다.
 
케이옥션의 이번 경매는 검증된 블루칩 작가와 한국 동시대미술 대표 작가를 중심으로 2026년 미술시장 초반 흐름을 가늠하는 자리로 평가된다.
 

케이옥션 경매 일정

- 경매: 2026년 1월 28일(수) 오후 4시
- 장소: 케이옥션 신사동 본사
- 프리뷰: 1월 17일 ~ 1월 28일
- 관람료: 무료
- 웹사이트: https://www.k-aucti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