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갤러리는 한국계 미국인 작가 레이첼 윤(Rachel Youn)의 국내 첫 개인전
《NO SWEAT》을 5월 31일까지 개최한다.
레이첼 윤은 《NO
SWEAT》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중고로 넘겨진 마사지 기기, 운동 기기, 전동 육아용품 등 자기 계발을 보조하거나 인간의 감정을 내포한 대체 기계들에 조화와 같은 모조 식물을 비롯한
각종 사물을 결합한 기이하면서도 위트있는 작품을 선보인다. 기기들은 더 이상 인간을 보조하지 않고 스스로를
움직이며 공간을 점유한다.

《NO SWEAT》는 헬스장과 사우나라는 두 가지 신체 중심의 장소를 연상시키는
설치로 구성된다. 격렬한 운동, 높은 습도, 진한 땀과 호흡으로 가득 찼을 법한 공간은 어떤 방법으로 건강을 위한 효능을 발하는지 알 수 없는 ‘원적외선’ 같은 붉은 조명과 온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열기, 기계적인 몸짓들로 채워진다.
정작 땀은 물론 열기도 통증도 존재하지 않는다. 쾌락과 회복, 자기 개선에 대한 현대적 욕망을 대체하는 기계적 물질에 덧붙여진 원초적 생명을 가장 가짜의 모습으로 시사하는
조화는 감각과 정서적 돌봄의 결핍을 외형만으로 보충하려는 의도를 비틀어 낸다.

《NO SWEAT》는 땀 한 방울 없이 가동되는 자기 개선의 풍경이며, 동시에 실패한 위로가 축적된 신체들의 사운드이다. 그리고 성취에 대한 기대, 위안에 대한 갈망과 같은 의탁이 빚어낸, 움직임은 있으나 도달함이 없는 비극적 에너지로 가득 찬 풍경이다. 땀을 흘리지 않고도 변화하길 원하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바람의 형상들은 아무것도 담보하지 않는 무위의 공간에서 기이한 반복을 무한히 이어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