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윤 작가 ©지갤러리

세계적인 월간 미술잡지 ‘아트 인 아메리카(Art in America)’가 발표한 “New Talent 2025” 작가 20인에 한국계 미국인 작가 레이첼 윤(Rachel Youn, b. 1994)이 이름을 올렸다.  

아트 인 아메리카는 1954년부터 매년 주목할 만한 신진 작가 20인을 소개하는 “New Talent” 특집을 마련해 왔다. 이 특집은 1966년 중단되었다가 2021년부터 재개되었으며, 작년에는 한국 작가 유해나가 선정된 바 있다.

《Pleasure Circuit》 전시 전경(Soy Capitán, 베를린, 2024) ©레이첼 윤

조각과 설치를 기반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는 레이첼 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중고로 넘겨진 마사지 기기, 운동 기기, 전동 육아용품 등 자기 계발을 보조하거나 인간의 감정을 내포한 대체 기계들에 조화와 같은 모조 식물을 비롯한 각종 사물을 결합한 기이하면서도 위트 있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의 작품 속에서 이러한 사물들은 따뜻한 인간의 손길을 모방하지만 결국 아무 것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공허한 감각만을 제공하는 기계적인 몸짓들로 공간을 점유한다. 이때 쾌락과 회복, 자기 개선에 대한 현대적 욕망을 대체하는 기계적 물질에 덧붙여진 원초적 생명을 가장 가짜의 모습으로 시사하는 조화는 감각과 정서적 돌봄의 결핍을 외형만으로 보충하려는 의도를 비틀어 낸다.

레이첼 윤, 〈No Pain No Gain〉, 2022-2025, Walking band, wood, paint, brass, vinyl, cotton rope, cotton thread, hardware, motor, dead battery, found moving waterfall picture frame, monitor arm, 63 x 60 x 145 cm ©지갤러리

현재 지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작가의 국내 첫 개인전 《NO SWEAT》는 헬스장과 사우나라는 두가지 신체 중심의 장소를 연상시키는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여기서 인간의 신체를 보조해오던 사물들은 또 다른 독립적인 ‘몸’으로 재위치되며, 실패와 위로가 축적된 신체들의 풍경을 자아낸다. 땀을 흘리지 않고도 변화하길 바라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바람의 형상들은 아무것도 담보하지 않는 무위의 공간에서 기이한 반복을 무한히 이어 나간다.  

레이첼 윤의 개인전 《NO SWEAT》는 5월 31일까지 진행되며, 레이첼 윤을 포함한 올해 “New Talent 2025” 작가들에 대한 에세이가 아트 인 아메리카 웹사이트에 순차적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