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tallation view of 《Di-Stance》 ©Laheen Gallery
라흰갤러리는
김상소, 임윤묵, 장승근 작가의 3인전 《디-스탠스(Di-Stance)》를
3월 28일까지 개최한다.
《디-스탠스》는 파편화된 동시대의 시각 환경에서 ‘무엇을 보았는가’보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간격’이
먼저 감지되는 조건을 회화로 사유하는 전시다. 전시명
‘Di-Stance’는 Distance를 Di-(간격)와 Stance(태도)로
나누어, 작품이 세계에 놓이는 순간 생겨나는 거리와 그 거리를 다루는 실천이 맞물리는 지점을 전시의
핵심 개념으로 제시한다.
그럼으로써
《디-스탠스》는 회화를 완결된 메시지의 전달이 아니라, 간극의
밀도를 통해 관계를 지속시키는 장치로 제안한다.

Installation view of 《Di-Stance》 ©Laheen Gallery
김상소 작가는 일상에서 포착한 파편적 장면들을 비스듬히 병치하고 결락을 남겨, 화면이 하나의 서사로 봉합되기보다 여러 갈래의 읽기를 허용하도록 구성해 왔다.
그 결과 그의 화면은 완결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신 관객의 해석을 촉발하는 최소한의 언어로 작동하며,
각기 다른 독해가 교차하는 대화의 장을 형성한다.
임윤묵 작가는 ‘본 것과 와닿은 것’을 그리는 실천을 축적하며, 결론을 앞세우기보다 화면에 남은 인상이
겹치고 누적되는 과정을 작업의 근거로 삼는다. 그는 유사한 순간들을 짝지어 배치해 두 장면이 서로를
비추는 ‘사이’가 드러나도록 하고, 그림이 하나의 의미로 봉합되지 않게 ‘설명되지 않은 간격’을 남겨 관계가 성립하는 거리를 확보한다.

Installation view of 《Di-Stance》 ©Laheen Gallery
장승근 작가는 주거와 작업이 한 공간에 겹치는 생활 조건에서 비롯된 당혹과 고립을 회피하지 않고, 그 불편함을 감내하는 태도를 회화의 어법으로 번역해 왔다. 두꺼운
붓질과 덧그리기, 허술한 윤곽과 잔류하는 터치는 경계를 봉합하기보다 교란해 의미의 닫힘을 유예하고, 작품이 불러오는 오해와 오류, 거리의 위태로움을 견디는 자세를 화면의
형식으로 정련한다.
라흰갤러리는
이와 같은 세 작가의 서로 다른 회화적 운용을 통해, 의미가 한 결론으로 고정되기보다 관계의 긴장 속에서
계속 작동하는 조건을 ‘거리’라는 문제로 정밀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