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산타모니카 공항에서 2026년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Frieze Los Angeles가 개최된다.
 
2019년 출범 이후 7회를 맞는 이 페어는 약 95개 이상의 국제 갤러리가 참여하는 서부 최대 규모의 현대미술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VIP 프리뷰를 중심으로 한 일정 구조는 글로벌 아트마켓에서 컬렉터·기관 관계자와의 선접점이 시장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반영한다.


프리즈 LA 전경 / Photo : 아트 프리즈 웹사이트

로스앤젤레스는 뉴욕 중심의 동부 시장과는 다른 결을 지닌다.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연결된 컬렉터층, 사립 재단과 미술관 네트워크, 그리고 실험적 취향이 공존하는 도시다.
 
Getty, Hammer Museum, MOCA, The Broad 등 주요 기관과 연계된 프리즈 위크 프로그램은 이 행사가 단순한 거래의 장을 넘어 도시 단위의 문화 네트워크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 주요 갤러리들의 참가는 단기 판매를 넘어 서부 시장 내 지속적 포지셔닝의 의미를 갖는다.
 
 
 
국제갤러리, 김윤신·김용익·양혜규 등 세대를 아우른 작가 구성
 
국제갤러리는 세대적 스펙트럼을 강조한 구성으로 부스를 선보인다. 조각 부문에서는 김윤신의 작품이 중심에 놓였다. 1970년대부터 목재와 석재를 통해 ‘합(合)’과 ‘분(分)’의 구조를 탐구해온 그는 재료의 물성과 조형적 긴장을 결합해 존재론적 사유를 지속해왔다. 최근 중남미와 유럽 전시를 계기로 국제적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주목된다.


김윤신,〈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 1992-11〉(1992) / 사진촬영: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회화 부문에서는 대표적으로 김용익의 작업이 소개된다. 단색화 이후 세대에 속하는 그는 반복적 행위와 얇은 안료층의 축적을 통해 수행성과 시간성을 화면에 각인시켜왔다. 절제된 표면은 회화의 조건을 재질문하는 태도로 읽힌다.


김용익〈얇게…더 얇게…#16-36〉(2016) / 사진촬영: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동시대 작가로는 양혜규, 이기봉, 김홍석, 이광호가 참여한다.
 
양혜규는 블라인드와 산업 재료를 활용한 설치 작업으로 국제 비엔날레와 미술관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해왔고, 뭉이기봉은 안개와 빛을 매개로 감각적 공간을 형성한다. 김홍석은 언어와 오브제를 통해 제도적 구조를 비판적으로 다루며, 이광호는 극사실적 회화를 통해 인물과 식물 이미지를 새롭게 해석한다.


이기봉,〈Extra - ordinary - late - summer〉, 2026, 캔버스에 아크릴릭 및 폴리에스터 섬유, 120 × 201 cm / 사진촬영: 안천호,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김홍석 신작,〈A Villain Oliver〉, 2026 / 사진: 국제갤러리

갤러리현대, 유근택 솔로 부스로 선보인 회화 집중 전략
 
갤러리현대는 유근택의 솔로 부스를 통해 한 작가의 회화 세계를 집중적으로 제시한다. 유근택은 한지 위에 먹과 과슈, 템페라를 혼합해 일상적 장면을 심리적 공간으로 전환해온 작가다.
 
‘분수(Fountain)’와 ‘수영장(Swimming Pool)’ 연작은 물이라는 매개를 통해 기억과 무의식의 층위를 탐색한다. 번짐과 중첩을 활용한 화면은 전통 수묵의 물성을 유지하면서도 현대적 구도를 확보한다.


유근택,〈수영장〉, 2025, 한지에 수묵채색, 141.5 × 101.5 × 3 cm / 사진: 갤러리현대



유근택,〈두 대화〉, 2025, 한지에 수묵채색, 187.5 × 141 × 3 cm / 사진:갤러리현대

조현화랑, 이배를 중심으로 한 물질 중심의 조형 제시
 
부산을 기반으로 한 조현화랑은 물질성과 명상적 조형을 중심에 두었다. 대표적으로 이배의 숯 작업이 소개되고 있다. 숯이라는 재료를 통해 공(空)과 물성의 긴장을 시각화해온 그는 반복적 배열과 검은 표면의 깊이를 통해 단색 회화 이후의 미학을 확장한다. 최근 파리와 뉴욕에서의 전시는 그의 작업이 동시대 국제 무대에서 어떻게 재해석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배,〈Brushstroke S6〉, 2025, 브론즈, 62 × 56 × 106(h) cm / 사진: 조현화랑

이번 프리즈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 갤러리들은 국가적 이미지에 기대기보다, 각자의 프로그램과 작가를 통해 국제 시장과 직접적으로 대화했다. 세대적 구조를 제시한 국제갤러리, 회화에 집중한 갤러리현대, 물질 중심의 미학을 선보인 조현화랑은 서로 다른 전략 속에서도 한국 동시대 미술의 복합적 지형을 드러내고 있다.

References
  • • Frieze Official Website, Frieze Los Angeles 2026 Information & VIP Programme
    • Financial Times, Coverage on Frieze Los Angeles VIP Structure
    • Wallpaper*, Guide to Frieze Los Angeles Week
    • Artnet News, Frieze Los Angeles Sales Repo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