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xieties, when Shared” Installation view ©Coreana Museum of Art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은 9월 15일까지 김지예 작가의 개인전 1부 “옷자락, 흔들리는 뼈”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10여 점의 부조 및 환조 형식의 신작 도자 작업을 소개한다.

작가는 흙물(slip)에 담궈낸 일상 의복 등을 굳힌 후 구워내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흙으로 조형한 형태를 불에 구워 단단한 제형을 만들어내는 일반적 도자 작업과는 달리, 김지예는 실제 존재했던 오브제를 사라지게 하는 방법으로서 흙과 불을 활용한다.

이는 불의 속성을 매개로 하여 원래의 옷 자체는 소멸하고, 흙을 매개로 그것이 존재했던 흔적 혹은 자국만을 남기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작가는 부조와 환조 등 조각적인 형식을 차용한다. 천장에 매달린 환조 형식의 작업은 천, 종이, 말린 식물, 코코넛 섬유 등 작가가 채집한 다양한 오브제들을 쌓아 올린 조형 작업에서 출발했다.

이들이 가마에 들어가 구워지는 동안 원래의 뼈대가 된 오브제들이 사라지고 남겨진 얇은 도자 부분은 전체 오브제들의 무게를 지탱하지 못하고 무너지며 우연히 만들어진 새로운 조형이 된다.

김지예는 이 전시에 앞서, 부드럽거나 매끄러운 그리고 연약한 표면을 지닌 촉각적 오브제들을 연출하곤 했다. 최근 전시에서는 단단한 메탈(스테인리스)에 지탱하여 결합된 얇고 연약한 도자기 형식의 조형물로 제시하기도 했다.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에서의 이번 개인전에 이어 2부는 2024년 12월 중에 오시선(OSISUN)에서 개최한다. 2부에서는 지지대의 역할을 하곤 했던 스테인리스 부분이 천, 금속 등 다른 재료와 결합한 형식 혹은 단독으로 존재하는 모양새를 함께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형식으로부터 새롭게 발생하는 또 다른 조형적 메시지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