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ina Ham, The Human Chrysalis, 2025, Oil on canvas, 40.9x31.8cm ©PIBI Gallery
피비갤러리는
함미나 작가의 개인전 《바다위》를 3월 5일부터
4월 18일까지 개최한다.
함미나는
인물 회화를 중심으로 개인적 기억과 정서, 그 축적 과정을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작가이다. 그의 작업은 어린 시절의 사건과 이후 이어진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특정한
대상을 사실적으로 재현하기보다 불완전한 기억과 감정의 흔적을 시각화하는 데에 가깝다.
대비되는
색감과 강조된 선, 번짐과 공백이 공존하는 화면 구성은 인물의 심리적 상태를 드러내며, 절제되거나 생략된 표정은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제공한다.

Mina Ham, The Human Chrysalis, 2025, Oil on canvas, 40.9x31.8cm ©PIBI Gallery
전시명 ‘바다위 Badawi’는 사막의 유목민을 뜻하는 베두인에서 비롯되었다. 아랍어 ‘يودب(Badawi)’는
한국어로 ‘바다 위’처럼 들리며, 작가는 이 발음과 문자 형태에서 떠도는 존재의 이미지를 착안했다. 물결
위를 나아가는 배를 연상시키는 글자의 형상은 이동의 이미지와 연결되며, 여기서 ‘이동’은 물리적 이동이라기보다 삶의 시간과 감정의 흐름을 가리키는
은유로 기능한다.
작가는
김기림의 시 「바다와 나비」와 모나크 나비의 이동 방식에서 영감을 받아, 도착을 전제하지 않은 여정과
지속되는 삶의 감각을 작업에 끌어들인다. 바다를 건너는 나비의 이미지는 반복되는 인물 형상과 겹쳐지며, 불확실한 시간과 감정의 리듬으로 번역된다.

Mina Ham, Badawi-autumn, 2025, Oil, conte, pastel on canvas, 130.3x193.9cm ©PIBI Gallery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 번데기’ 연작을 중심으로, ‘바다위’와 ‘날개짓’ 시리즈가 소개된다. ‘인간 번데기’는
불특정한 인물의 얼굴을 집중적으로 포착한 작업으로, 나비 표본이나 증명사진, 실종 포스터를 연상시키며 한 존재가 특정한 순간에 고정된 채 기록되는 상태에 주목한다.
‘날개짓’은 한지를 활용해
화면에 물리적인 층위를 더하며, 기억과 현재 사이의 긴장을 확장한다.
반면 ‘바다위’ 시리즈에서는 인물이 바다 위를
표류하는 모습이 보다 직접적으로 나타나며, 이동의 감각이 삶의 과정과 감정의 흐름에 가까운 이미지로
제시된다.

Mina Ham, The first flutter, 2025, Charcoal, paper on canvas, 27.3x22cm ©PIBI Gallery
전시
《바다위》는 반복되는 인물 형상, 선형적으로 이어지는 전시 구성을 통해 이동과 고정, 현재와 기억 사이의 상태를 보여준다. 길게 이어지는 하나의 흐름으로
구성되는 개별작품은 전시장을 따라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표류하는 존재의 리듬을 신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유목민’이라는 개념은 불확실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지며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 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