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Gonna Build a Mountain and Daydream》 ©P21

P21은 박성소영 작가의 개인전 《산을 쌓고 백일몽을 꾸리라》를 11월 9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개인전은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우는 대형 회화 설치와 소형 회화 등 12점의 신작으로 구성되며, 감각과 충동에 기반한 회화적 언어를 통해 우리가 경험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향수와 동경을 시각화 한다.

전시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은 구체적인 형상과 비정형의 추상 사이를 자유롭게 오가며, 물, 공기, 구름과 같이 유동적인 형태를 정의할 수 없는 비물질적인 감정의 메타포로 작동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회귀할 수 없는 과거나 도달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동경의 감각을 자극하고, 반대로 화면 곳곳에 등장하는 기하학적이고 파편적인 형태들은 시간성과 유한성, 문명에 대한 피로감, 정서적 소외를 상징한다.

Installation view of 《Gonna Build a Mountain and Daydream》 ©P21

박성소영의 작업은 전통적인 유화 기법과 현대적인 스프레이 재료를 병용하여 금속성 안료와 유화 물감의 조합을 통해 깊이 있는 색조와 시각적 균형을 만들어낸다. 때로는 ‘갑사 한복’을 연상시키는 작가의 고유한 색감은 단순히 장식적인 효과에 머무르지 않고 감각의 전이와 확산을 유도하는 시각적 장치로 기능한다.

또한 작업은 철저한 의도와 즉흥적인 제스처가 혼재된 구조로 진행된다. 일부 화면은 세밀하게 구성되지만, 그 위에 뿌리기, 덧칠하기와 같은 물리적 개입이 이루어지며, 이는 순간적인 감정의 흔들림과 물성의 예측 불가능한 흐름을 동시에 수용한다.

Installation view of 《Gonna Build a Mountain and Daydream》 ©P21

이번 전시 《산을 쌓고 백일몽을 꾸리라》는 실현 불가능한 기대나 논리에서 벗어나 내면의 충동에 자신을 맡기는 상상적 전환의 과정을 담아낸다. 작가는 붓질과 색의 충돌, 물감의 층위로 구성된 이미지들을 통해 언어로는 번역되지 않는 감정의 입자들을 화면 위에 흩뿌리고, 관람자가 그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유희하길 기대한다.

이처럼 작가는 회화를 통해 억압적인 문명 속에서도 내면의 움직임을 살아 있게 만드는 독자적인 생존의 방식을 제시하며, 회화라는 매체가 지닌 미지의 가능성을 확장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