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Floating Spores》 ©KICHE

강릉시립미술관은 설은아 작가의 개인전 《세상의 끝과 부재중 통화》를 3월 30일까지 개최한다. 한국의 웹 아트 1세대 작가인 설은아는 이번 전시에서 소외된 소통을 주제로 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작업을 선보인다.

아날로그 전화기를 매체로 수많은 이들과 통화를 이어온 이 프로젝트는 6년전부터 진행해오던 것으로, 지금까지 모인 통화 수는 약 13만 통이다. 작가는 이렇게 모이고 모인 목소리들을 세상의 끝이라 불리는 ‘아이슬란드 우수아이아’에 놓아주는 퍼포먼스 필름을 제작해 세계 3대 단편 영화제인 ‘템페레 국제 단편 영화제’ 국제경쟁,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로 선정된 바 있다.

Installation view of 《Floating Spores》 ©KICHE

세 작가의 작업에서 우선 눈에 띄는 것은 주변을 인식하고 관계 맺는 방식에서 스스로의 내면에 응축하고 있는 세계관을 짙게 반영하고 있는 점이다. 그리고 이들은 문명 혹은 현실이라는 가시적이며, 말초적인 시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다차원의 상상력을 심화하면서도, 미적 균형감을 잃지 않고자 힘쓴다.

따라서 세 작가가 수행하고 있는 형식이나, 재료 탐구에 대한 집요한 파고들기는 작업 안에서의 미적 긴장을 팽팽하게 유지하는 균형추다.

Installation view of 《Floating Spores》 ©KICHE

박성소영 (b.1971)은 자연, 인간, 사물 사이의 관계에 대한 탐구를 평면 위에 회화의 언어로써 풀어내 왔다. 그의 공상과학적이고 몽환적인 회화는 연속적이거나 선형적인 시공간을 허물고 모든 것이 뒤얽힌 공존의 장으로서 제시된다.

유화수 (b.1979)는 인간과 비인간, 정상과 비정상, 쓸모 있는 것과 쓸모 없는 것 등을 나누는 사회의 기준에 대해 의구심을 품으며 그러한 경계가 만들어낸 사회적 환상과 편견을 뒤엎는 조각 설치 작업들을 이어오고 있다.

이승애 (b.1979)는 빛과 소리, 내밀한 정서와 감정, 보이지 않는 믿음과 정신 등 비물질적인 요소들을 미술의 언어로 풀어낸다. 목재나 광물과 같이 정제된 형태의 자연물 및 스스로의 기억이 서린 일상적 사물들의 표면을 탁본으로 떠 낸 결과물을 회화의 구성 요소로 활용한다.

참여 작가: 박성소영, 유화수, 이승애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