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스위켄드룸은
박신영 작가의 개인전 《모든 것은 사막으로 돌아간다》를 10월 25일까지 개최한다.
박신영은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경험한 낯선 환경의
사회 문화적 특성을 주관적 기록으로 재구성한다. 그는 주로 인간과 동물, 문명과 자연,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살피고 각자가 발 디딘 시공
너머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새롭게 조망하도록 이끈다.

다양한 장소에서 수집한 파편들은 종이, 나무, 스테인드글라스 같은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판화, 드로잉, 입체로 기록된다. 이번
전시는 작가의 과거 모로코 기행을 바탕으로 그가 몇 년간 소화하지 못했던 기억과 감정의 잔여물을 살핀다. 소화의
과정에서 걸러진 흔적들이 작가의 조형적 규칙에 따라 시각화되고, 단순한 회상을 넘어 현재와 미래의 경험
속에서 그에게 작동하는 방식을 드러낸다.
박신영의 작업은 단순한 추억이나 헌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관찰한 존재들의 개체성을 변형시켜 도달 불가능해 보이는 무언가를 자연으로부터 끌어내려는 시도이다. 그는 다양한 지형과 문화적 정체성, 원시적 삶의 흔적이 남아 있는
지역을 방문함으로써 과거를 미화하고 대체해 나가는 인류의 현주소를 직시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화면은 현대 문명이 거세해 온 감각들과 자연과학적 설명에 의해 소거된 본능들을 소환한다. 생명의 기원과 순환, 나아가 투쟁과 전복, 길들임의 과정이 암시된 장면들을 따라 자연의 섭리와 세계를 구성하는 암묵적 질서를 이루는 무수한 생의 여정들을 들여다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