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국내 양대 경매사인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이 각각 메이저 경매를
개최했다. 시장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전체적인 거래 확대보다는 작품별 경쟁력이 거래 결과를 좌우하는 모습을
보였다.
작품성과 희소성, 역사성, 그리고
가격 적정성을 갖춘 작품에는 적극적인 응찰이 이어졌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들은 상대적으로 신중한 선택을
받았다. 이러한 결과는 한국 미술시장이 여전히 ‘선택적 거래(Selective Demand)’ 국면에 있음을 보여준다.

유영국 1974년 작〈산〉 / 사진: 케이옥션
이번 경매의 주요 기대작 가운데 유영국의〈산〉은 케이옥션에서 5억
원에 낙찰되며 거래가 성사됐다. 반면 서울옥션의 주요 출품작으로 주목받았던 백남준〈세종대왕〉과 천경자〈시장〉은
서울옥션이 공개한 주요 낙찰 결과에서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경매는 기대작으로 소개된 작품이라도 시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작품 경쟁력과 가격 적정성이 함께 작동해야 함을 보여주었다.
서울옥션, 단색화와
고미술, 균형 있는 수요를 보여주다
6월 23일 열린 서울옥션
제193회 메이저 경매에서는 단색화와 해외 현대미술, 고미술이
비교적 고르게 거래되며 시장의 균형 있는 수요가 확인됐다.

박서보의〈묘법 No.111017〉(2011) / 사진: 서울옥션 홈페이지
서울옥션이 공개한 주요 낙찰작 가운데 최고가는 박서보의〈묘법 No.111017〉(2011)으로 5억 4,000만
원에 낙찰됐다. 하종현의〈Conjunction 18-28〉은 2억 1,000만 원, 아야코
록카쿠의〈Untitled (ARP 09-017)〉은 1억 8,000만 원, 김창열의〈물방울〉(2019)은 1억 7,500만 원에 각각 낙찰됐다.

하종현의 《Conjunction 18-28》 / 사진: 서울옥션 홈페이지
가장 인상적인 결과는 조선시대〈백자청화시문칠각병〉이었다. 이 작품은
최저 추정가의 약 8.6배인 7,700만 원에 낙찰되며 이번
경매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고미술 시장에서 희소성과 역사성을 갖춘 작품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조선시대〈백자청화시문칠각병〉/ 사진: 서울옥션 홈페이지
이번 서울옥션 결과는 특정 장르가 시장을 압도했다기보다 단색화, 해외
현대미술, 고미술 등 서로 다른 분야가 안정적으로 거래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케이옥션, 역사성과
상징성이 만든 최고가
6월 24일 열린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에서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이 시장의 중심에 섰다.
이번 경매 최고가는 안중근 의사의 유묵〈백인당중유태화〉로, 시작가 16억 원에서 출발해 치열한 경합 끝에 27억 원에 낙찰됐다. 이는 이번 6월 양대 메이저 경매를 통틀어 최고가 낙찰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백인당중유태화〉와 사형 판결문 유인본 / 사진: 케이옥션
케이옥션은 공식 결과를 통해 정영주, 이목하, 김종학 등의 현대미술 작품과 함께〈영변부도〉, 심전 안중식의〈추경산수〉, 백범 김구의〈교탈천공〉등 고미술과 역사 자료에도 활발한 응찰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는 현대미술뿐 아니라 역사성과 문화적 의미를 지닌 작품에도 컬렉터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장이 보여준 변화
이번 6월 경매에서 주목할 점은 낙찰률이나 총낙찰액보다 거래가 이루어진
작품의 성격이다.
서울옥션에서는 단색화와 후기 추상회화, 해외 현대미술, 고미술이 고르게 거래되었고, 케이옥션에서는 안중근 유묵을 비롯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장르는 달랐지만 두 경매 모두 작품의 희소성과 상징성, 그리고 가격 경쟁력이 거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했다.
이는 최근 국내 경매시장이 단순히 유명 작가를 선호하는 시장에서 벗어나 작품 개별의 완성도와 희소성, 출처(Provenance), 역사적 가치까지 함께 평가하는 방향으로
점차 성숙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옥션 결과 리뷰
6월 메이저 경매는 시장의 급격한 회복이나 위축을 보여주는 결과라기보다, 한국 미술시장의 거래 기준이 더욱 정교해지고 있음을 보여준 경매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시장은 모든 블루칩 작품에 동일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도 제작 시기와 완성도, 희소성, 가격 적정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고, 반대로 역사적 가치와 상징성을 갖춘 작품은 장르를 넘어 강한 경쟁을 이끌어낸다.
상반기 마지막 메이저 경매인 이번 6월 경매는 한국 미술시장이 여전히
신중한 거래를 이어가고 있지만, 동시에 컬렉터들의 안목과 선택 기준은 더욱 구체적이고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 결과였다. 이러한 흐름은 당분간 국내 경매시장의 중요한 특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