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말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메이저 경매가 하루 간격으로 진행되었다. 서울옥션은 4월 28일 제191회
경매를, 케이옥션은 4월
29일 4월 메이저 경매를 열었다.
두 경매는 출품 구성과 최고가 낙찰작에서 차이를 보였지만, 시장 반응에서는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검증된 작가와 대표 계열의
작품에 응찰이 집중되었고, 가격 조건이 맞는 작품을 중심으로 거래가 성사되었다.

서울옥션 케이옥션 4월 경매 주요내용 비교 /도표: K-ARTNOW
이번 결과는 한국 경매시장이 전반적 회복세에 진입했다기보다, 선별적 거래 구조 안에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컬렉터들은 작가의
인지도만으로 응찰하기보다 작품의 제작 시기, 계열, 시장
이력, 추정가의 적정성, 향후 유동성 등을 함께 검토하는
경향을 보였다. 경매는 새로운 수요를 광범위하게 만들어내기보다, 이미
형성된 가치가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가격 검증의 장으로 기능했다.
서울옥션: 근대 산수화, 단색화, 고미술이
상위권을 형성한 경매
서울옥션 4월 경매는
총 141점 출품, 낙찰총액 약 54억 원, 낙찰률 60.3%로
마감되었다. 낙찰총액은 수수료 제외 기준이다. 낙찰률 60.3%는 일정 수준의 거래가 이루어졌지만, 시장이 모든 출품작에
고르게 반응하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번 경매는 구매자들이 작품을 선별해 응찰한 경매로
볼 수 있다.

상위가 낙찰작 1위 ~ 5위 / 사진: 서울옥션블루 인스타그램
이번 경매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상위 낙찰작의 가격대가 비교적
좁은 범위에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최고가는 청전 이상범의〈금강산12승경〉으로 4억 6,000만 원에 낙찰되었다.
이어 이우환의 1978년작〈From Line》이 4억 5,000만 원, 박서보의 2013년작〈묘법 No.131007〉이 4억 4,000만 원에 낙찰되었다.
상위 1~3위 작품이 4억 4,000만 원에서 4억 6,000만 원 사이에 위치했다는 점은 고가권 응찰이 일부 검증된 작품군에 집중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상범의〈금강산12승경〉은
최소 추정가의 1.5배 수준에서 낙찰되었다. 금강산은 한국
근대 산수화에서 상징성이 큰 주제이며, 이상범의 산수화는 오랜 수집 기반을 갖춘 분야다. 이번 결과는 근대 동양화와 전통 산수화가 동시대 경매시장 안에서도 일정한 가격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우환과 박서보의 작품은 단색화 시장의 현재 위치를 보여주는 사례다. 이우환의 〈From Line〉은 작가의 대표적인 선 회화 계열에
속하고, 박서보의〈묘법〉은 한국 단색화를 대표하는 핵심 시리즈다. 두
작품이 4억 원대 중반에서 낙찰되었다는 점은 단색화 시장이 급격한 상승 국면에 있지는 않더라도, 주요 작가의 대표 계열 작업에 대해서는 가격 방어력이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고미술 부문에서는〈백자청화괴석화조문호〉가 4억 원에 낙찰되며 상위권에 포함되었다. 이 결과는 조선백자와 같은
고미술 작품도 희소성, 보존 상태, 역사적 가치가 뒷받침될
경우 여전히 고가 응찰을 이끌어낼 수 있음을 보여준다. 김환기의〈산월〉은 3억 9,000만 원에 낙찰되었다.
최고가권 대형 점화는 아니지만, 김환기라는 작가가 지닌 시장적 신뢰가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서울옥션 4월 경매의
상위 낙찰작은 근대 산수화, 단색화, 조선백자, 한국 추상으로 구성되었다. 이는 고가 응찰이 단일 장르에 집중되었다기보다, 미술사적으로 평가가 누적된 몇 개의 축을 중심으로 분산되었음을 의미한다. 다만
그 범위는 이미 시장과 제도 안에서 검증된 영역에 머물러 있다. 이번 경매는 새로운 작가군의 확장보다는
기존 주요 작가와 장르에 대한 가격 확인에 가까웠다.
케이옥션: 해외 블루칩 최고가와 국내 주요 작가군의 거래 기반
케이옥션 4월 메이저
경매는 4월 29일 오후
4시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열렸다. 이번 경매에는 에드 루샤, 데이미언 허스트, 백남준을 비롯해 박서보, 이우환, 하종현, 윤형근, 정상화, 김윤신 등 국내외 주요 작가들이 출품되었다.
서울옥션이 국내 근현대 및 고미술 중심의 안정적 구성을 보여주었다면, 케이옥션은 해외 블루칩과 국내 주요 작가군을 함께 배치한 구성을 보였다.

서울옥션 4월 세일즈 결과 / 사진 : 케이옥션 인스타그램 캡처화면
이번 경매의 최고가 낙찰작은 에드 루샤의〈Spasm〉이었다. 1987년 제작된 아크릴 회화로, 추정가 9억~20억 원
범위에서 출품되어 11억 2,000만 원에 낙찰되었다.
낙찰가는 추정가 하단에 가까웠지만, 국내 경매에서 해외 블루칩 작가의 주요 작품이 거래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결과는 국내 시장에서도 국제적으로 검증된 작가의 작품에 대한 선별적 수요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에드 루샤(Ed Ruscha b.1937) American,〈Spasm〉, acrylic on canvas 152.5×137.2cm | 1987. 추정가 9억~20억 원 범위에서 출품되어 11억 2,000만 원에 낙찰. / 사진 : 케이옥션
다만〈Spasm〉의
낙찰을 해외 작가 전반에 대한 강한 수요로 확대 해석하기는 어렵다. 현재 국내 경매시장은 해외 작가의
작품이라고 해서 일괄적으로 강한 반응을 보이는 구조는 아니다.
작가의 국제적 위상, 작품의
대표성, 제작 시기, 가격 조건이 함께 충족될 때 거래 가능성이
높아지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다.
국내 작가군에서는 단색화와 한국 추상 계열이 주요 거래 흐름을
형성했다. 박서보의 〈묘법 No.010504〉는 3억 5,000만 원에 낙찰되었고,
하종현의〈접합 97-024〉는 1억 9,500만 원에 낙찰되었다.
이배의 작품들은 1억 6,500만 원, 1억 4,000만
원, 1억 원, 3,000만 원 등 여러 가격대에서 거래되었다. 이는 이배 작품에 대한 수요가 단일 고가 작품에만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규모와 가격대에서 형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외 이강소의〈허(虛)-14021〉은 9,600만 원, 심문섭의〈The Presentation〉은 8,500만 원, 전광영의〈집합 99-0187〉은
6,600만 원에 낙찰되었다. 근현대 부문에서는 운보 김기창과 우향 박래현의 작품도 낙찰되었다.
이 결과들은 케이옥션 경매에서도 거래의 중심이 이미 시장 이력과
컬렉터 기반을 확보한 작가군에 놓여 있었음을 보여준다.

케이옥션 4월 세일즈 결과 / 사진 : 케이옥션 인스타그램 캡처화면
케이옥션 4월 경매의
특징은 최고가 낙찰작이 해외 블루칩 작가의 작품이었다는 점과, 실제 거래의 저변은 국내 주요 작가군이
형성했다는 점이다. 해외 블루칩은 경매의 상위 가격대를 형성했지만, 반복적으로
가격 기준을 만들어온 국내 근현대·단색화·추상 작가들이 경매의
실질적 기반을 구성했다. 이는 현재 한국 경매시장이 국제 작가를 수용하면서도, 거래 구조의 핵심은 여전히 국내에서 가치가 축적된 작가군에 의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두
경매의 종합 분석: 시장 확장보다 가격 검증이 중심이 된 경매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4월
경매를 종합하면, 2026년 봄 한국 경매시장의 흐름은 선택적 안정세로 정리할 수 있다. 시장은 완전히 위축된 상태는 아니지만, 강한 상승장으로 전환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응찰은 존재했지만, 그 반응은 모든 출품작에
고르게 확산되지 않았다. 검증된 작가, 대표 계열의 작품, 현실적인 추정가가 결합된 경우에 거래가 집중되었다.
서울옥션은 근대 산수화, 단색화, 고미술, 한국 추상 중심의 상위 낙찰 구조를 보여주었다. 케이옥션은 에드 루샤의〈Spasm〉을 통해 해외 블루칩 작품에 대한
선별적 수요를 확인했고, 동시에 박서보, 하종현, 이배, 이강소, 전광영, 심문섭 등 국내 주요 작가군의 거래 기반을 보여주었다. 두 경매의
구성은 달랐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검증된 작가와 작품군에 집중되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이 흐름은 한국 미술시장의 안정성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안정성은 주요 작가군을 중심으로 거래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인된다. 특히
근현대미술, 단색화, 고미술, 한국 추상, 일부 해외 블루칩 작품은 여전히 경매시장에서 유효한
가격 지지층을 갖고 있다.
반면 한계는 경매시장의 중심이 여전히 이미 평가가 누적된 작가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젊은 동시대 작가나 실험적 작업이 경매시장에서 넓은 가격 형성력을 확보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결과적으로 2026년 4월의 서울옥션과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는 시장의 강한 회복을 보여준 사례라기보다, 침체 이후 경매시장이 기준을 재점검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작품성과
시장성이 동시에 검증된 작가군에는 응찰이 이어졌고, 가격 조건이 현실적인 경우 거래가 성사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은 제한된 작가와 작품군 안에서 나타났으며, 시장
전체의 광범위한 회복으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이번 두 경매는 한국 경매시장이 과열보다 선별, 확장보다 검증, 단기적 기대보다 장기적 소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6년 봄 한국 경매시장의 핵심 흐름은 검증된 작품에 대한 선택적 거래와 가격
방어력의 확인으로 정리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