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tallation view of 《Mirror Corridor》 ©Perigee Gallery
페리지갤러리는 장종완 작가의 개인전 《거울 회랑》을 4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장종완은 이상향으로 보이는 자연의 풍경과 생태계를
꾸준히 그려왔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작업의 연장선에서 또 다른 방향을 보여준다.
이번 작품은 데칼코마니 기법처럼 접히고 펼쳐지며 하나의 지형을 형성한다. 이는
실제의 시공간이라기보다 반복과 복제 속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가상의 세계다. 명확한 서사구조를 지니지
않지만, 판타지 소설이나 영화의 세계관을 닮은 작업은 현실의 요소를 기반으로 재창조된다. 즉 장종완의 회화는 현실과 가상이 데칼코마니처럼 서로에게서 기인한 하나의 시공간으로 볼 수 있다.

Installation view of 《Mirror Corridor》 ©Perigee Gallery
작가가 상상하는 세계는 멀리 우리와 분리된 곳이 아니라 밀착된 공간에 가깝다.
이는 축적된 선택이 다르게 전개되었을 가능성, 혹은 새로운 사회의 출발점에 대한 상상을
통해 이해될 수 있다. 상상은 작가의 삶과 미래에 대한 바람이 담겨 있는 가상의 시공간이기에 가능한
것으로서, 그의 그림이 무엇을 보여주고자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는 전시와 작품을 구성하는 구조가 함께 두드러진다. 동일한
제목으로 두 점씩 제작된 작품들은 전시장에서 소실점을 중심으로 좌우 배치되며, 전시장은 대칭을 이루는
회랑으로 연출된다. 대칭적 풍경은 깊이를 알 수 없는 계곡이나 폭포처럼 나타나며, 이질적인 것들이 결합되어 평온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이러한 고요함은 가상의 시공간이기에 가능한 것으로, 현실의 불안은
균형과 조화에 대한 갈망으로 함께 표출된다. 이는 현실을 회피하기 위한 가상이 아니라, 현실과 가상을 동시에 직시하려는 태도로 읽힌다.

Installation view of 《Mirror Corridor》 ©Perigee Gallery
또 하나의 중요한 구조는 소실점이다. 소실점은 ‘지금-여기’라는 위치를
재인식하게 만드는 지점으로, 그 과정에서 겪는 경험 자체를 환기한다.
소실점 너머의 세계는 결국 우리가 사는 현실로 다시금 이어지며, 이는 전시 제목인 ‘거울’처럼 가상과 현실을 상호 반사시키는 구조를 이룬다.
《거울 회랑》은 좌우 대칭과 소실점의 작용을 통해 현실로부터 가상을 거쳐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순환구조를 형성한다. 이때 돌아온 현실은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현실로 인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