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It Goes by No Name》 © Alternative Space LOOP

대안공간 루프는 정상운 작가의 개인전 《남길 이름이 없다》를 8월 1일까지 개최한다.

정상운은 사진, 설치, 영상, 출판을 오가며 세대를 따라 이어진 노동과 이동, 식민과 냉전의 흔적, 그리고 그 역사적 위계 속에서 배제된 퀴어 신체의 위치를 탐구해 왔다.


Installation view of 《It Goes by No Name》 © Alternative Space LOOP

전시는 지난가을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상주 자격으로 장례를 치른 작가의 경험에서 출발한다. 대를 잇지 않는 몸이 치러야 했던 낯선 애도의 감각은 한 가족의 사적인 상실에 머물지 않는다.

식민 지배와 분단, 국가 주도의 해외 노동, 남성 중심의 계승 질서가 개인의 몸과 관계에 남긴 흔적이 그 안에 겹쳐 있다. 전시는 작가가 아버지에게 끝내 건네지 못한 말을 따라가며, 남겨졌으나 남길 이름이 없는 이가 자신만의 애도 방식을 갖추는 과정을 보여준다.


Installation view of 《It Goes by No Name》 © Alternative Space LOOP

작가는 크루징 — 게이 남성들이 우연한 만남을 위해 공공장소나 길거리를 배회하는 행위 — 을 도시와 그 틈새에 몸을 접촉시키는 방식으로 수행해 왔다. 정상운에게 도시는 집단적 역사가 물질화된 신체이자 질서의 표면이다.

폐허와 공사장, 유적, 장벽처럼 기능이 멈추거나 용도가 지워진 장소는 정상성과 생산성의 바깥으로 밀려난 몸이 잠시 머무는 무인지대가 된다. 작가는 그 틈에 몸을 맞대고, 기대고, 문지르며 장소와 접촉한다.

《남길 이름이 없다》는 대를 잇지 않는 몸이 무엇을 기억하고 무엇을 끊어낼 수 있는지, 과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않고도 항로를 어떻게 조금씩 틀어놓을 수 있는지를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