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동시대미술의 미래를 결정하는 제도
국립현대미술관과 SBS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올해의 작가상》은
한국 동시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후원 프로그램이자 시상제도다. 2012년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매년
네 명 또는 네 팀의 작가를 선정해 신작 제작과 전시를 지원하고, 공개 좌담회와 최종 심사를 거쳐 한
명의 최종 수상자를 발표해 왔다.

2026년 올해의 작가 왼쪽부터 이해민선, 이정우, 전현선, 홍진훤 작가
2026년 후원작가로는 이해민선, 이정우, 전현선, 홍진훤이 선정됐다. 네
작가는 SBS문화재단이 제공하는 창작후원금 5,000만 원을
각각 지원받으며, 최종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0만 원이
추가로 지급된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이들이 서로 다른 매체와 방법론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동시대적 감수성’과 ‘예술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올해의 작가상 2026》은
2026년 7월 24일부터 12월 6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2전시실에서 열린다. 네 작가의 신작과 주요 구작을 함께 소개하고, 전시 기간 중 진행되는 ‘작가
& 심사위원 대화’와 최종 심사를 거쳐 2026년 10월 중 최종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심사위원은 누구인가?
2026년 1차 심사위원단은
국내외 미술기관과 비엔날레, 작가, 비평, 독립예술 현장을 아우르는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최종 심사에는 담당 학예연구사인 박덕선을 제외한 6명이 참여한다.

왼쪽부터 엠마 엔더비, 샤메인 도, 호 추 니엔
엠마 엔더비(Emma
Enderby)는 베를린 KW현대미술관 관장이다. 2024년 취임 이전에는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에서 수석 큐레이터와 프로그램·리서치 책임자로 활동했으며, 뉴욕 뉴뮤지엄 등 국제 현대미술기관에서
전시 기획 경력을 쌓았다.
샤메인 도(Charmaine
Toh)는 테이트 모던 수석 큐레이터다. 테이트에 합류하기 전
싱가포르국립미술관에서 약 8년간 활동했으며, 동남아시아 사진과
비서구 지역의 시각문화가 글로벌 미술사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를 연구해 왔다.
호 추 니엔(Ho
Tzu Nyen)은 싱가포르 출신 작가이자 큐레이터로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을 맡았다. 영상과 애니메이션, 설치, 퍼포먼스를 통해 동남아시아의 역사와 식민주의, 국가와 권력, 신화와 기록의 관계를 탐구해 왔으며, 2011년 베니스비엔날레 싱가포르관
작가로 참여했다.

왼쪽부터 미술평론가 정현, 대안공간 D/P 디렉터 김지연
정현(Jung
Hyun)은 인하대학교 교수이자 미술비평가로, 한국 현대미술과
조각, 동시대 예술의 사회적·제도적 맥락을 연구해 왔다.
김지연(Kim
Ji-yeon)은 대안공간 D/P 디렉터로서 독립예술공간과 실험적
전시 현장을 기반으로 작가와 프로젝트를 소개해 왔다.

왼쪽부터 김성희 국립현대미술관장, 박덕선 학예연구사
김성희(Kim
Sung-hee) 국립현대미술관장과 박덕선(Park Deok-sun)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사는 당연직 심사위원이다. 박덕선 학예연구사는
《올해의 작가상 2026》 담당자로 1차 심사와 전시 실무에
참여하지만 최종 심사에서는 제외된다.
심사평은 어디에 있는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이 공개한 공식 자료에서는 2026년 후원작가 선정에
대한 별도의 종합 심사평이나 작가별 구체적인 선정 사유를 확인하기 어렵다. ‘동시대적 감수성’과 ‘예술의 확장 가능성’이라는
공통적인 설명은 제시됐지만, 이 기준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며 각 작가에게 어떻게 적용됐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동시대적 감수성이 사회적 쟁점에 대한 관심인지, 새로운 기술과 매체의
활용인지, 시대의 구조와 감정을 독자적인 언어로 인식하는 능력인지 분명하지 않다. 예술의 확장 가능성 또한 여러 매체를 결합하는 형식적 시도를 의미하는지, 기존
매체의 인식 구조를 전환하는 것인지, 국제적 담론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뜻하는지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하다.
2025년 후원작가 선정에서도 심사위원 명단과 작가별 작업 소개는
공개됐지만, 네 작가 (김영은, 김지평, 언메이크랩, 임영주)를 선정한 종합적인 판단과 작가별 선정 근거는 공식 자료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
최종 수상자 발표 단계에서는 일부 심사위원의 평가가 공개되지만, 네
명의 후원작가를 처음 선정하는 1차 심사 역시 제작비와 전시 공간, 국립미술관의
권위를 배분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심사평은 단순히 결과를 정당화하는 문서가 아니라, 해당 시기 한국미술이
무엇을 중요하게 판단했는지를 기록하는 비평적 자료이자 공적 아카이브가 될 수 있다. 특히 국제 전문가들이
한국 작가의 작업에서 무엇을 발견했고, 그 작업이 세계 미술의 담론에 어떤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고
판단했는지가 공유될 때 해외 심사위원 참여의 실질적인 의미도 분명해질 수 있다.
심사의 모든 과정과 검토 대상, 심사위원의 개별 발언을 전부 공개할
필요는 없으나 해당 연도에 어떤 예술적 가치와 변화를 중요하게 보았는지, 각 작가가 어떤 점에서 선정
기준을 충족했는지에 관한 종합적인 설명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선정의 권위에서 설명과 공감의 제도로
《올해의 작가상》은 선정 작가에게 충분한 제작비와 전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제도다. 그러나 매년 네 명의 작가에게 약 4개월 반 동안 주요 전시 공간과
운영 역량을 집중하는 현재의 방식이 한국 동시대미술의 다양성을 충분히 보여주는 구조인지는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핵심은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성이 아니라, 국가 미술관의 제한된 공간과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인가에 있다. 집중 지원의 장점은 유지하되, 본전시
기간을 조정하고 공개 포럼, 리서치 프로그램, 온라인 아카이브
등을 통해 더 넓은 작가군과 미술 현장을 함께 소개할 수 있다.
또한 해외 심사위원의 참여만으로 프로그램의 국제성이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기준으로 작가를 선정했으며, 그 작업이 한국 동시대미술과 국제 미술 담론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올해의 작가상》이 선정 결과에 머무르지 않고 심사의 근거를 투명하게 공유하며,
한국 동시대미술의 다양한 흐름을 함께 논의하는 공공 플랫폼으로 발전할 때 제도의 신뢰와 의미도 더욱 커질 것이다.
전시 정보
전시명:《올해의 작가상 2026》
참여 작가: 이해민선, 이정우, 전현선, 홍진훤
전시 기간: 2026년 7월 24일–12월 6일
전시 장소: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1·2전시실
공동 주최: 국립현대미술관, SBS문화재단
참고 자료
국립현대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SBS문화재단
《올해의 작가상 2026》 후원작가 4인 선정」
https://www.mmca.go.kr/pr/pressDetail.do?bdCId=202601160010180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6》 전시 정보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Flag=2&exhId=202512310002018
국립현대미술관, 「SBS문화재단
《올해의 작가상 2025》 후원작가 4인 선정」
https://www.mmca.go.kr/pr/pressDetail.do?bdCId=202502210009727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5》 전시 정보
https://www.mmca.go.kr/exhibitions/exhibitionsDetail.do?exhId=202501060001895
KW Institute for Contemporary Art, Emma
Enderby 관련 기관 및 전시 정보
https://www.kw-berlin.de/en/
Tate, Charmaine Toh 관련 기관 및 프로그램 정보
https://www.tate.org.uk/
Financial Times, “Charmaine Toh’s New Take
on the Tate”
https://www.ft.com/content/e9dc5b6b-5f78-4def-abd1-f02fe222992f
광주비엔날레재단, “Ho Tzu Nyen Appointed Artistic
Director of the 16th Gwangju Biennale”
https://gwangjubiennale.org/en/Board/11906/detailView.d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