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Grrr!》 ©OCI Museum of Art

OCI미술관은 한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지알원(GR1)의 개인전 《Grrr!》를 3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그래피티를 단순한 시각적 스타일이 아닌, 태도이자 실천의 방법론으로 확장해 온 지알원의 작업 세계를 집약적으로 조망한다.

2000년, 청소년 시절 첫 그래피티를 제작한 이래 한국과 미국, 아시아 각지를 오가며 수많은 거리 작업을 남겼다. 2010년 이후부터는 내러티브를 가진 대형 그래피티 프로젝트를 다수 진행하며, 거리의 즉흥적 흔적을 회화의 언어로 전환하기 시작한다.


Installation view of 《Grrr!》 ©OCI Museum of Art

2019년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 개인전을 기점으로 지알원은 본격적으로 제도권 미술에 진입한다. 그의 작업은 그래피티에 기반을 두되 그 형식에 갇히지 않는다. 회화와 조각, 사진, 영상 등 다양한 매체와 형식을 넘나들며 그래피티의 외형과 활동 경계를 확장해 왔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지알원의 시선은 사회의 기준에 의해 소외된 대상들을 향한다. 주류와 비주류를 가르는 제도의 폭력성에 맞서, 사회 주변부에서 사라지고 잊히는 대상을 지속적으로 호출함으로써, ‘여기에 있었다’는 존재적 사실을 발언하는 것이다.


Installation view of 《Grrr!》 ©OCI Museum of Art

존재를 발언하는 방식은 그의 작업에서 ‘기록’과 ‘수집’의 형태로도 드러난다. 그래피티의 휘발성으로 인해 지알원은 시작과 과정, 결과를 아우르는 모든 것을 물리적/비물리적으로 남기려는 강박적 태도를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유지해 왔다. 그간 수집한 방대한 양의 자료들은 자연스레 거대한 규모의 아카이브로 구축되었다.

이번 전시 《Grrr!》는 2000년 거리에서 시작해 오늘까지 지워질 것을 알기에 끊임없이 남기고, 사라질 것을 알기에 끈질기게 기록해 온 지알원의 여정을 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