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미술관은 한상아 작가의 개인전 “뾰족한 용기”를 개최한다.
OCI미술관에서는 매년 미술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신진 작가를 선정하여 이들의 예술 활동을 조명할 수 있도록 개인전을 선보이고 있다. 11월 19일까지 2022년 공모에 선정된 작가들 중 현재 한상아와 임지현 작가의 개인전이 진행되고 있다.
“뾰족한 용기”전은 한상아 작가가 3년만에 펼치는 개인전이다. 한상아 작가는 한국화의 주요 재료인 먹을 사용해 젖은 광목천에 일상의 경험과 내면의 풍경이 혼재한 그림을 그린다. 현실과 기억 그리고 공상이 뒤섞여 알 수 없는 풍경은 먹이라는 한 가지 색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그 풍경은 먹이 지닌 여러 농담과 섬세하게 표현된 선을 통해 다채롭게 드러난다.
한상아 작가는 2018년부터 결혼, 출산 그리고 육아를 경험하면서 작업 방향에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평면적 형태로 주로 작업하던 작가는 그림을 오려내어 바느질함으로써 따뜻한 온기를 담은 듯한 소프트 스컬프쳐, 즉 부드러운 조각을 본격적으로 작업하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작가와 양육자 사이에 오가는 양가적 감정을 드러낸다. 날카롭고 민감한 감각을 지녀야 하는 예술가로서의 정체성과 무던하면서도 포용적 성격을 지녀야 하는 양육자로서의 정체성은 서로 상반된다. 그 이중적 정체성은 전시 제목에도 반영되었다. 작가로서는 새로움에 도전하는 용기(勇氣, bravery)를 가져야 하지만 엄마로서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을 담고 넓은 아량을 지닌 그릇(容器, container)으로서 남아 있어야 한다.
두 정체성에 대한 고민, 모호한 감정과 생각은 작가의 작품 속에서 뾰족함이라는 도상으로 시각화된다. 하지만 그 뾰족함은 온기를 담은 그의 조각들처럼 위협적이거나 날카로운 존재가 아니라 별이나 반짝이와 같은 것들이다.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손, 불, 달과 돌 형태들은 작가의 내면에 자리한 여러 생각과 가족의 안녕을 기리는 염원을 담는다.
한상아 작가는 송은아트큐브(서울), 위켄드(서울), 갤러리도스(서울), 성남큐브미술관(성남)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서울대학교 미술관(서울),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서울), 국립아시아문화전당(광주), 경기도미술관(안산), Space776 Gallery(뉴욕), 피르미니 유니테다비타시옹(마르세유), CHENGART(베이징) 등 국내외 주요 미술관 및 다양한 전시 공간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한상아 작가는 한남동 바이파운드리에서 “뾰족한 온기”라는 제목으로 12월 18일까지 갤러리 개인전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