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월 28일 백남준아트센터에서 움직임을 복원한 백남준의 〈로봇 K-456〉이 공개됐다 ©백남준아트센터
지난 1월 28일과 29일, 백남준 서거 20주기를
맞이해 백남준아트센터에서 행사 《AI 로봇오페라》가 열렸다.
본 행사는 1965년 백남준이 뉴욕에서 실행한 역사적 퍼포먼스 〈로봇오페라〉를
모티브로 한다. 이 공연에서 백남준은 원격으로 〈로봇 K-456〉을
조종하고 샬롯 무어만(Charlotte Moorman)이 협연하는 등 인간과 로봇이 함께하는 거리 공연을
시도하며 인간화된 기술을 예술 형식으로 구현해 냈다.

백남준 작가와 챌리스트 샬럿 무어만(1964년 〈로봇 K-456〉 앞에서) ©백남준아트센터
몇 해 전 백남준아트센터를 방문했던 슈아 아베가 제공한 기술매뉴얼과 백남준아트센터의 백남준아트센터의 『예술-기술보고서』(2025)에 제시된 지침을 토대로 한 복원과정을 거쳐, 30년 동안 멈춰 있었던 〈로봇 K-456〉이 비로소 걷고 말하고
배설하는 인간화된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그리고 백남준아트센터는 《AI 로봇오페라》을 통해 대중 앞에서 처음으로
〈로봇 K-456〉을 재가동하며, 한국 현대미술사에 남을
또 하나의 장면을 연출했다.

1982년 백남준의 〈로봇 K-456〉이 미국 뉴욕 휘트니미술관 앞에서 자동차에 치이는 모습 ©백남준아트센터
〈로봇 K-456〉는 백남준이 구현한 인간화된 기술의 모습이 집약된
그의 대표작이다. 일본 엔지니어들과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은 20채널로
원격 조정되는 로봇으로, 모차르트의 〈피아노 협주곡 18번 B플랫 장조〉의 쾨헬 번호를 따서 이름 붙였다. 이 로봇은 거리를
활보하며 라디오 스피커가 부착된 입으로는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연설을 재생하고 마치 배변을 하듯
콩을 배출하기도 했다.
〈로봇 K-456〉은 백남준과 각종 퍼포먼스에서 함께 공연했고 1982년 뉴욕 휘트니 미술관에서 열린 백남준의 회고전에서는 길을 건너다가 자동차에 치이는 교통사고 퍼포먼스에
등장하였다. 백남준은 이 퍼포먼스를 “21세기 최초의 참사”라 명명하였는데, 이를 통해 기계적 합리성의 허구를 드러내고 인간적
고뇌와 감성을 지녔으며 삶과 죽음을 경험하는 인간화된 기계를 제시하고자 했다.

백남준, 〈로봇 K-456〉, 1964/1996, PCB, 서보모터, 센서, 스피커, 앰프, 배터리, 원격 조종기, 팬, 철 구조물, 185×70×55cm ©백남준아트센터
2026년 재탄생한 〈로봇
K-456〉은 백남준이 제시했던 예술정신을 계승하고자 하는 두 명의 예술가 권병준과 김은준의 퍼포먼스와 함께 어우러지며, 백남준의 예술이 오늘의 감각과 다시 접속하는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 냈다.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박남희는 “기술이 지식을 넘어 감각을 만드는 지금, 그의 실험과 저항의 예술이 불안전하고 연약한 인간에 대한 존재론적 통찰과 물질과의 공존을 사유하게 한다.”며 서거 20주기가 되는 2026년, “‘다시 켜진 회로’ 안에서 백남준의 예술이 시공을 넘어 우주 오페라로
울리기를 바라며 그의 20주기를 추모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