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상 개인전《Simplexity : AI, 인간 그리고 예술》이 서울 강남 일상비일상의틈 by U+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사진과 조각의 경계를 가로지르며 독자적인 조형 언어를 구축해 온 권오상의 작업을, ‘심플렉시티(Simplexity)’라는 개념을 통해 조망한다.


《Simplexity : AI, 인간 그리고 예술》전시 포스터 ©LG U+

‘심플렉시티’는 단순함(Simple)과 복잡함(Complexity)이 결합된 개념으로, 복잡한 정보와 구조가 특정한 질서 속에서 인식 가능한 형태로 정리되는 상태를 의미한다. 전시는 이 개념을 매개로, 이미지가 과잉 생산·유통되는 AI 시대에 인간의 감각과 판단은 어떤 조건 위에서 작동하는지를 질문한다.
 
권오상의 작업은 수천 장의 사진 이미지를 분절·축적·재조합해 하나의 형상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사진은 그의 작업에서 기록이나 재현의 도구가 아니라, 조각을 구성하는 물질적 단위로 기능한다. 아이소핑크(압축 스티로폼)와 사진이라는 가벼운 재료의 결합은 전통적인 조각의 무게감과 영속성을 해체하며, 이미지 기반 조각이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형성해 왔다.
 
이번 전시는 ‘잉태–탄생–환원’이라는 세 개의 단계로 구성되며, 각 층은 이미지와 조각의 관계가 변화하는 서로 다른 국면을 제시한다.
 


[1F] SIMPLEXITY I : 사물을 잉태한 프레임

1층에서는 ‘릴리프’ 연작이 소개된다. 자작나무 합판이라는 사각의 프레임 위에 소비재 이미지를 중심으로 한 사진 조각들이 층층이 쌓여 구성된 이 작업들은, 사물이 완결된 조형으로 등장하기 이전의 상태를 가시화한다. 평면과 입체의 경계에 위치한 이 형상들은 이미지가 아직 사물이 되기 전, 즉 ‘잉태된 상태’에 머물러 있음을 암시한다.
 
이 공간에서 조각은 독립된 실체라기보다, 미디어를 통해 파편적으로 인식되는 이미지의 구조를 반영한다. 관람자는 사물을 바라보는 주체이기보다, 프레임에 의해 규정된 시선을 공유하는 위치에 놓인다.


1층 설치장면 / 사진 : 권오상



[3F] SIMPLEXITY II : 평면 밖으로 걸어 나온 조각의 탄생


3층 설치 장면 / 사진 : 권오상

3층에서는 사진 이미지가 평면을 벗어나 입체적 실체로 전환되는 과정을 다룬다. ‘데오도란트 타입’과 ‘와상(臥像)’ 시리즈는 수많은 이미지 조각이 결합해 부피와 무게를 획득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사진은 더 이상 표면에 머무르지 않고, 조각의 몸체를 구성하는 구조적 요소로 작동한다.
 
이 작업들은 사진과 조각이라는 매체 구분이 형식적 전제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임을 드러낸다. 이미지가 축적되는 방식, 그리고 그것이 하나의 형상으로 판단되는 조건 자체가 조형적 사유의 대상이 된다.


 
[4F] SIMPLEXITY III : 파편화된 조각, 본질로의 환원


4층 설치 장면 / 사진 : 권오상

4층에서는 이미지가 다시 파편화되어 공간 전체를 점유하는 설치가 전개된다. 조각들은 고정된 형태를 유지하지 않고 흔들리며 배치되고, 관람자는 그 사이를 이동하며 작품을 경험한다. 이 공간에서 조각은 더 이상 완결된 대상이 아니라, 감각과 인식의 조건을 시험하는 환경으로 기능한다.
 
이미지가 언어처럼 작동하는 시대에, ‘감각한다’는 행위 자체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전시는 이 질문을 형상 이전의 상태로 되돌리며, 조각의 본질을 다시 묻는다.
 
 

AI 시대, 예술이 던지는 질문

AI가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를 학습해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산출하는 기술이라면, 예술은 그 질서와 문법을 교란하며 새로운 인식의 가능성을 생성하는 장치로 작동한다. 권오상의 작업은 이미지의 축적과 조합이라는 점에서 AI의 작동 방식과 구조적으로 닮아 있지만, 그 결과는 정답이 아닌 질문으로 귀결된다.
 
《Simplexity : AI, 인간 그리고 예술》는 이미지 과잉의 시대에 조각이 어떤 방식으로 다시 사유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기술과 인간 감각 사이의 긴장을 조형적 언어로 제시한다.


권오상 작가 / 사진 : 권오상

작가소개

권오상은 사진과 조각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작업을 지속해 온 작가로, 사진을 기록 매체가 아닌 조형의 재료로 다루며 동시대 조각의 조건을 확장해 왔다. 그의 작업은 다수의 이미지가 축적되고 판단되는 과정을 조각적 방식으로 가시화하며, 이미지 기반 시각 문화 전반을 비판적으로 다룬다.
 
최근 진행된 전시들은 사진 조각의 형성과 해체, 이미지의 부피화와 파편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으며, 완결된 형상보다 구조와 과정, 그리고 관람자의 지각 경험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러한 작업 경향은 디지털 이미지와 데이터 환경, 인공지능 기술이 일상적 조건이 된 오늘날, 조각이 어떤 질문을 던질 수 있는지를 지속적으로 갱신한다.
 
이번《Simplexity : AI, 인간 그리고 예술》전시는 이러한 최근 작업 흐름을 AI 시대의 시각 문화라는 맥락에서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다.


일상비일상의틈 by U+ 공간모습

공간소개

일상비일상의틈 by U+는 LG유플러스가 운영하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기술과 예술,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탐구하는 전시와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상업 공간과 전시 공간의 이분법을 넘어서, 대중이 일상 속에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층별로 상이한 성격을 지닌 공간 구조는 서사적 동선과 단계적 전시 구성을 가능하게 하며,《Simplexity : AI, 인간 그리고 예술》전시는 이를 활용해 ‘잉태–탄생–환원’이라는 개념적 흐름을 공간적으로 구현한다.
 


전시 정보

전시 제목:《권오상의 Simplexity : AI, 인간 그리고 예술》
전시 기간: 2026년 1월 28일 – 3월 31일
전시 작가: 권오상
전시 장소: 일상비일상의틈 by U+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 426)
전시 주최: LG유플러스
전시 주관: 더 트리니티
관람료: 무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