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ung Eun, self mapping_공간의 기억,시간의조각들(2015.09-2018.08_3year), Mixed media, Dimension variable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김정은 작가의 개인전 《스핀-스팟》을 7월 26일까지 개최한다.

김정은은 도시를 걷고 몸으로 느끼며, 수치화할 수 없는 감각적인 것 혹은 도시의 잔차(residual)들을 지도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는 지도 바깥으로 밀려난 요소들 – 무목적성, 우회, 반복, 감각의 비규칙성 – 을 새로운 범례로 삼고 감각적인 지도로 재구성한다.

Installation view of 《BLUE DOT》 (Art Space Tribowl, 2020) ©CR Collective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지난 겨울 동십자각에서부터 광화문 부근까지를 걸으며 마주한 도시적 풍경의 재현이나 기록이 아닌, 거리에서 감지한 진동과 긴장의 순간들을 전시장 안에 다층적인 감각 구조로 조직한다.

이번 전시 《스핀-스팟》에서 작가는 도시적 장치들—차선, 펜스, 회전문, 임시 구조물들—을 출발점으로 삼아, 도시의 흐름을 구획하거나 시선을 통제하는 장치를 감각적 조형으로 치환한다. 이 장치들은 충돌하는 리듬과 교차하는 신체의 응답이 발생하는 장으로 작동하며, 감시와 통제가 촘촘히 배치된 도시 표면에서 감각이 스며들고 누출되는 다공성의 지대를 감지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Installation view of 《prototype1_overlay》(Keep in Touch Seoul, 2024) ©CR Collective

《스핀-스팟》은 통합되거나 평면화된 구조가 아니라, 그 안에 침투 가능한 다공성의 구조를 제안하며, 흐름이 어긋나고 빠져나가며 다시 뒤섞이는 소용돌이의 장소를 형성한다. 도시의 구조 속에서 형성된 이 공간은, 통제와 정렬의 흐름 속에서 누락되거나 지연된 감각을 다시 불러오는 하나의 무대이자 문지방(threshold)이 된다. 관객은 전시를 따라 걸으며 몸으로 감지했던 도시의 울림 속으로 자연스럽게 접속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