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알콜렉티브는 김정은 작가의 개인전 《스핀-스팟》을 7월 26일까지
개최한다.
김정은은 도시를 걷고 몸으로 느끼며, 수치화할 수 없는 감각적인 것 혹은 도시의 잔차(residual)들을
지도화하는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그는 지도 바깥으로 밀려난 요소들 – 무목적성, 우회, 반복, 감각의 비규칙성 – 을 새로운 범례로 삼고 감각적인 지도로 재구성한다.

이번 개인전에서 작가는 지난 겨울 동십자각에서부터
광화문 부근까지를 걸으며 마주한 도시적 풍경의 재현이나 기록이 아닌, 거리에서 감지한 진동과 긴장의
순간들을 전시장 안에 다층적인 감각 구조로 조직한다.
이번 전시 《스핀-스팟》에서 작가는
도시적 장치들—차선, 펜스,
회전문, 임시 구조물들—을 출발점으로 삼아, 도시의 흐름을 구획하거나 시선을 통제하는 장치를 감각적 조형으로 치환한다. 이
장치들은 충돌하는 리듬과 교차하는 신체의 응답이 발생하는 장으로 작동하며, 감시와 통제가 촘촘히 배치된
도시 표면에서 감각이 스며들고 누출되는 다공성의 지대를 감지하는 시도이기도 하다.

《스핀-스팟》은 통합되거나 평면화된
구조가 아니라, 그 안에 침투 가능한 다공성의 구조를 제안하며, 흐름이
어긋나고 빠져나가며 다시 뒤섞이는 소용돌이의 장소를 형성한다. 도시의
구조 속에서 형성된 이 공간은, 통제와 정렬의 흐름 속에서 누락되거나 지연된 감각을 다시 불러오는 하나의
무대이자 문지방(threshold)이 된다. 관객은 전시를
따라 걸으며 몸으로 감지했던 도시의 울림 속으로 자연스럽게 접속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