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rin Hong, Music Siren, 2026, Toy butterflies in a bottle, piano modular system, Dimensions variable ©Space ISU. Photo: Euirock Lee.

스페이스 이수는 기획전 《VHS(Very High Signals)》를 3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전시가 열리는 장소인 스페이스 이수는 회사 건물 로비 공간으로, 공간 안에서의 크고 작은 사건들이 예측가능한 범위에 머문다.

이곳에서 작가들은 미묘한 소리와 빛의 진동을 이용하여 공간을 전시 시작 이전의 상태와는 다르게 만든다. 또한 2개월에 달하는 전시 기간 동안, 전시의 내용은 눈치 채든 눈치 채지 않든 달라진다.


Sun Ah Choi, Gingiva, 2026, Sculpey on window, 1400 x 420 x 19cm. ©Space ISU. Photo: Euirock Lee.

이번 전시에서 신호처럼 제시되는 작품들은 로비 공간에 함의되는 크고 작은 조건이나 기대에 사소한 균열을 만든다. 작가들은 루틴, 시뮬레이션, 여러 힘의 잔류와 증폭 등의 과정을 거쳐 물질을 입은 이미지와 소리의 형태로 작품을 제시한다.

주로 이 물질과, 이미지, 소리는 자동차와 속도, 컴퓨터 게임, 점토와 포맥스 등 원초적인 에너지, 친숙한 재료, 일상을 요소로 삼지만, 응시할 대상을 조금씩 소거하는 방식으로 날카로운 긴장과 강박적 요청과 신뢰와 편안함 사이를 오간다.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은 마치 의식하지 않을 땐 들리지 않다가도 일순간 듣게 되면 신경의 스위치를 끄기 어려운 주변의 여러 요소처럼 잔류하고 또 증폭한다.


Daeyoung Ko, La Papillon, 2025, Single-channel video, sound 1: Minhwi Lee, sound 2: Taehyun Choi, color, 16min 16sec. Courtesy of the artist. ©Space ISU

이 전시는 시각 예술이 가진 권위로서의 “볼 만한 것” 혹은 시각성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고, 신체의 여러 감각의 가동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가능한지 질문한다.

동시에 바라볼 대상을 지시하지 않고 도리어 소거하여, 응시할 곳 없음의 순간으로 이끌고, 여러 사회적인 조건들이 미끄러져 버린 이곳에서 응시와 인지를 가동시키는 주체인 관람자에게로 중심을 돌린다. 즉, 이 전시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가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사람은 관람자다.

참여 작가: 고대영, 최선아, 홍애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