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r image of 《Voiceless Voice》 ©CR Collective

씨알콜렉티브는 김우진 작가의 개인전 《Voiceless Voice》를 2월 13일부터 3월 29일까지 개최한다.

김우진 작가는 그동안 하나의 국가, 사회, 민족이 권력과 체제 유지를 위한 이데올로기적 장치들로 개인의 사적이고 일상적인 영역, 특히 학교나 가정교육 속에서 언어를 강제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메모리즈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그는 아시아 지역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그곳에서 발생되고 있는 유사한 사회현상과 함께 언어의 사라짐에 대해 다양한 관련자 인터뷰와 자료 조사를 지속해왔다.

김우진은 이번 전시를 통해 다양한 언어로 전 세계가 소통하고 이해를 넓혀 나가길 조심스럽게 촉구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언어의 사라짐에 관한 ‘메모리즈 프로젝트(Memories Project)’의 한 챕터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챕터로 확장하는 단계적 의미를 가진다.

KIM Woojin, And, I decide to make a short play – part U, 2024 ©CR Collective

작가는 이번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스스로도 이데올로기에 잠식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의심하고 조심스럽게 바깥을 사유하고자 노력해 왔다. 그의 노력은 이번 전시에서 마인드맵과 〈무너지는 기호들 Collapsing Sign〉을 통해 엿볼 수 있고, 아이디어의 관계망들과 함께 그동안 인터뷰 자료들을 아카이빙한 ‘완벽한 결말의 시작’ 시리즈를 통해 드러난다.

또한 전시장을 커튼이 내려진 극장으로 전환하여, 〈한국어 받아쓰기 시험_다음을 듣고 따라 쓰시오(2채널 버전)〉, 〈그리고 나는 짧은 연극을 만들기로 결심했다_파트U〉(이하 Part U), 〈유령과 바다, 그리고 뫼비우스〉 이 세 작업을 순차로 스크리닝한다.

KIM Woojin, And, I decide to make a short play – part U, 2024 ©CR Collective

그 중, 김우진의 신작 〈Part U〉는 오키나와의 사라져가는 언어, 우치나구치를 추적하며 언어의 멸종과 역사적 억압을 조명하는 2채널 비디오 작품이다. 연극적 무대에서 배우들은 익명의 손님으로 등장하고, 화자는 실제 인터뷰 대상자의 음성으로 대체된다. 영상은 점차 흑백으로 변하며 언어 소멸의 과정을 시각화한다.

“아이누어와 우치나구치에 대해, 나아가 제주어를 비롯하여 아시아의 언어에 대해 조사하고 인터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나는 그들의 이야기, 역사, 현재 상황을 과연 내가 진정 이해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의문이 들었다. 극장 그리고 무대 위 연극 구조를 드러내는 것을 통해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세계가 얼마나 제한적인지, 그리고 그 너머에 있는 더 큰 부분을 우리가 얼마나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지를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러한 무지 혹은 무관심으로 인해 어떤 세계들은 사라지고 있다.” (작가 노트에서)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