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비무장 지대(DMZ)는 1953년에 체결된 정전 협정에 따라 남북의 군사 분계선에서 각각 2킬로미터 내에 있는 군사적 완충 지대이다. 2021년 9월에 이 비무장 지대에 최초로 예술 전시가 펼쳐졌다.

2021년 9월에 개관한 DMZ 평화통일문화공간은 경기도 파주시 남북출입사무소 내에 위치한 Uni마루를 비롯해 도라산역, 파주 철거 GP(Guard Post), 강원도 고성군의 제진역, 서울 국립통일교육원 5개 장소로 이뤄졌다.

개관전인 “2021 DMZ 아트 & 피스 플랫폼”은 5개 장소에 걸쳐 2021년 9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진행되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대부분의 기간동안 전시가 온라인으로 이뤄졌으나 VR 투어와 각종 영상자료는 현재도 홈페이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다.


"2021 DMZ Art & Peace Platform" exhibition title. Courtesy of the DMZ Art & Peace Platform.

전시는 ‘경계 없는 DMZ, 그 아름다운 평화’를 주제로 그래픽 디자인, 건축, 영상, 설치, 사진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예술 작품 34점을 선보였다. 

참여 작가는 해외 작가 4명을 포함한 32명으로 비디오 아트의 아버지라 불리는 백남준, 세계적인 동시대 예술가 양혜규, 미술가와 건축가가 팀을 이룬 스튜디오 어더 스페이시즈(올라퍼 엘리아슨 & 세바스찬 베흐만) 등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시각 예술가들이 참여하였다. 전시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남북 합의 이행의 노력과 결실, 통일과 평화, 생태와 보존, 연결과 연대, 나아가 교류 확장의 의미를 담고자 했다.

Nam June PAIK, 'Elephant Cart,' 2001, cart, elephant statue, limestone sitting Buddha statue, 22 CRT TV sets, telephone, phonograph, 4 dollies, umbrella, video distributor, wires, 2-channel video, color, silent, DVD, 293×633×153cm, Nam June Paik Art Center.Courtesy of the DMZ Art & Peace Platform.

Uni마루는 5개 공간 중 비무장 지대에 설립된 첫 복합 문화예술공간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을 설계한 민현준 건축가가 2007년까지 4년간 임시 출입사무소로 사용되다가 방치되었던 건물을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Uni마루라는 명칭은 하나, 단일이라는 뜻을 지닌 영어의 접두사 ‘Uni-’와 플랫폼의 순수 한글인 ‘마루’를 합쳐 만들어졌다. Uni마루는 예술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공간뿐만 아니라 교육 행사를 하고, 아카이브 자료를 살펴보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Uni마루에 전시된 작품 중 액자 형태를 가진 설치 작품 ‘남북 미술가를 위한 공간’(2021)은 실향 2세대이자 민족 분단의 희생자인 리덕수 작가의 작품으로 임시 출입사무소 건물 외벽에 사용되었던 목재로 제작한 작품이다. 언젠가 북한 예술가들도 전시에 참여하여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의 작품이 함께 전시할 수 있기를 바라는 염원에서 제작되었다. 

DMZ 평화통일문화공간은 “앞으로 이 공간에서 남북이 정기적으로 모여 예술제와 다양한 어울림마당을 함께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Redux, 'The Space for South and North Korean Artists,' 2021, Reclaimed wood from UniMARU, 110 x 110 x 370 cm,
Commissioned by Inter-Korean Transit Office. Courtesy of the DMZ Art & Peace Platform..

통일부는 2018년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공동선언문 3주년을 기념하고 ‘DMZ 국제평화지대화’ 실천을 위해 2021년 1월부터 문화예술공간 조성 사업을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