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Too Sunny》 © Komplex

콤플렉스는 정이지 작가의 개인전 《Too Sunny》를 6월 27일까지 개최한다.

정이지는 곁을 지키는 것들의 아름다움을 회화로 기록한다. 볕, 사랑 같은 것. 사랑인 한 사람, 내 무릎을 베고 누운 한 사람, 볕을 등진 한 사람의 얼굴에 어른거린 빛과 드리운 그림자, 눈의 물기. 이국의 나팔꽃, 레몬과 체리. 냉동고 안에 넣어 둔 지난 겨울 눈덩이, 정물을 감싼 온도와 사방의 빛깔.

정이지의 그림들은 회화라는 양식을 빌어 물화된, 언제까지나 머무르고 싶었던 아름다움들이다.


Installation view of 《Too Sunny》 © Komplex

기록하기 위해, 작가는 '자르고(crop)', '일치화'하는 과정을 거듭한다. 카메라나 드로잉, 에스키스로 순간을 빠르게 포착한 후, 내가 감각했던 광경에 가까워지도록 1차 기록물을 거듭 편집한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사용할 땐 화면을 확대해 대상을 끌어당겨, 그리고 싶은 화면의 주제와 구도가 부각되는 장면을 만든다.

이 때, 렌즈가 대상과 함께 비추던 배경의 갖은 형태와 색은 대거 소거된다. 여과한 화면은 스마트폰 내에서 재차 크롭 되며 작가가 보고 듣고 맡고 만졌던 장면을 닮아간다.

대상에 드리운 빛과 그림자의 생김, 걸러낸 화면 속 가장 그리고 싶은 미세한 지점을 연거푸 파고드는 동안 카메라가 기록한 원근과 입체감은 상당 부분 탈각되고, 남겨진 이미지는 점차 편평해진다.


Installation view of 《Too Sunny》 © Komplex

드로잉 선이 지나는 종이 위에 수차례 사각의 외곽선을 그어 캔버스에 올릴 장면을 확정 짓는 것 또한, 감각과 회화를 일선상에 놓기 위한 노력이다. 이렇게 정제한 이미지를 오일과 물감으로 그려 본 후에도, 그 때 그 눈과 마음을 복기하며 작가는 재차 천을 떼고 그림을 잘라 화면의 크기와 비율을 조정한다.

떼어내고 좁히고 남긴 끝에 그린 그림은 비로소, 작가가 실로 시각함과 동시에 상상하고 반추했던 찰나의 형상이다. 다시 말해, 그것은 일정의 물리적 형태를 갖췄으나 또 일정의 감정과 사유가 실린, 작가의 안팎에서 반짝 빛을 발했던 형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