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Faisandage》 © G Gallery

지갤러리는 단체전 《Faisandage》을 7월 31일까지 개최한다.

‘페상다주(Faisandage)’는 사냥한 동물을 바로 조리하지 않고, 어둡고 축축한 곳에 걸어두어 조직이 서서히 분해되고 변형되기를 기다리는 과거 프랑스의 수렵 요리법이다.

이는 살아 있는 것을 죽게 하고, 죽은 채로 보관함으로써 ‘죽음의 시간’을 통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로 변해가는 과정이다. 이 유예의 시간 속에서 고기, 즉 시신의 ‘신선함’에 대한 기준은 새롭게 정의되며, 죽음이 빚어내는 독특하고 값비싼 풍미가 탄생한다.

감각과 사유, 제작과 완성의 영역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받아들이는 것, 즉 입력과 내보내는 것, 즉 출력은 구분할 수 없이 반복되며 축적되고 흘러간다. 예술가는 그 흐름 속에서 특정한 감각에 더 오래, 더 깊게 머무는 존재다.

이번 전시는 우한나, 최수진, 슈이 차오(Shui Cao) 세 작가가 참여해 먹는 것과 먹히는 것, 잠듦과 깨어남, 죽음과 흡수처럼 서로 반대되는 개념들 사이의 불안정한 관계를 '소화'라는 과정을 통해 탐구한다.


Installation view of 《Faisandage》 © G Gallery

우한나는 요리와 미식의 언어 안에 잠복한 포식과 약탈의 구조를 드러내며 포식자와 희생자 사이의 경계를 흔든다. 최수진은 그리기와 요리하기, 잠들기의 반복을 소화의 은유로 삼아 완전히 처리되지 않은 감각과 기억의 잔여들이 떠도는 풍경을 회화로 풀어낸다.

슈이 차오는 바다와 육지를 오가는 혼종적 생명체를 통해 소화를 신체 내부를 넘어 환경 전체의 과정으로 확장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올해 아트 바젤 홍콩 2026에서 우한나가 선보인 프레젠테이션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당시 사용된 디스플레이 구조를 전시장 안에 다시 구성해 국제 아트페어에서 형성된 감각적 경험을 보다 밀도 있는 공간의 흐름으로 확장한다.

참여 작가: 우한나, 최수진, 슈이 차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