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Leaves of Stone》 © DrawingRoom

드로잉룸은 조현수 작가의 개인전 《돌로 된 잎사귀》를 7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조현수는 동박의 화학적 부식 반응을 활용해 자연의 변화와 생동하는 흐름을 그림에 담아내는 한국화 작가이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닥종이와 동박의 상호작용을 통해 구현해 낸 대나무와 수풀, 그리고 산맥의 형상이 멈춰 있는 시각적 환영으로 기능하기를 거부한다. 그에게 회화는 완결된 장면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간의 궤적이자 생동하는 물질의 장이다.

조현수 작가가 사용하는 동박은 작가의 의도를 일방적으로 재현하기 위한 수동적인 질료(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고유한 에너지를 지니고 스스로 시공간을 변형시키는 능동적인 ‘비인간 행위자’이다.


Hyeonsu Jo, Thicket 14, 2026, Copper leaf on Korean paper, 193.9 x 291cm © Hyeonsu Jo

닥종이 위에 동박을 붙이고 약품을 도포하는 행위는 물질을 인위적으로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비인간 매체가 스스로 변화하고 거동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하는 ‘인간과 비인간의 유기적 결합’이다. 실제로 그가 펼쳐놓은 화면은 전시실 내부의 산소, 습도와 실시간으로 반응하며 암갈색, 잿빛, 갈색, 초록색 등 확정적으로 예측할 수 없는 변화를 지속하는 능동적인 행위 자체를 지속하고 있다.

조현수의 형식적 특이성은 한국화라는 전통적 범주에 동판 부식이라는 이질적 매체를 결합하여 발생한다. 그리고 이 결합은 인간(작가)과 비인간(동박)의 상호-행동을 통해 일방적인 완결을 유예하고, 과정과 흐름 속에서 끊임없는 변증법적 상호작용을 수행하는 구조를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