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Portraits : Ourselves》 © Ranee Seoul

라니서울은 15인의 작가가 참여하는 단체전 《Portraits : Ourselves 우리들의 초상》을 8월 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초상을 동시대적 기록의 한 형식으로 바라보며, 사회의 변화와 예술적 관습, 문화적 기대 속에서 오늘날 인간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가를 질문한다.

초상은 인간을 바라보는 방식인 동시에, 각 작가의 시선과 감각, 조형 언어가 가장 밀도 있게 드러나는 장르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예술가의 페르소나, 균열되고 융합되는 자아, 극적으로 연출된 인물들, 디지털 감각과 관계의 회로도처럼 구축된 초상,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혼종적 존재, 그리고 기억과 시간 속에 남겨진 흔적을 따라 펼쳐진다.


Installation view of 《Portraits : Ourselves》 © Ranee Seoul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예술가의 페르소나다. 화가와 조각가의 얼굴과 작업 이미지는 예술가라는 존재가 형성되고 표상되는 방식을 드러내며, 그 정체성이 형성되는 감각과 구조를 비춘다.

엄마의 돌봄과 가족의 관계를 상징화한 그룹 초상은 감정과 신체의 경험을 기호와 구조, 디지털 이미지의 체계 안에 집적하며 인간 존재를 하나의 감각적 지형으로 구축한다.

반복과 파편화, 이미지의 재배열 속에서 병치되는 형상들은 복제와 증식의 시대를 통과하는 불안과 긴장을 드러내며, 인간이 더 이상 하나의 안정된 서사로 고정될 수 없음을 암시한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연출된 시선과 연극적인 분위기를 품은 인물들, 확대된 얼굴과 거친 표피의 감각은 무대 위에 놓인 극적인 초상을 드러낸다.


Installation view of 《Portraits : Ourselves》 © Ranee Seoul

인간과 동물, 신화적 존재와 비인간적 형상들이 뒤섞인 존재들은 인간 중심적 경계를 넘어선 낯선 생명의 감각을 호출하고, 흐릿하게 번지는 얼굴과 뒤틀린 형상들은 타인의 감각과 감정이 스며든 관계적 초상으로 나타난다.

삶과 죽음, 기억과 시간을 기하학적 구조와 연결하는 초상은 인간을 우주적 시선 속에서 다시 바라보게 하며, 침식되고 조각난 두상들은 끝내 완전히 규정될 수 없는 인간의 흔적을 조용히 응시하게 만든다.

마치 수많은 세포와 감각의 층위가 뒤섞여 존재하듯, 서로 다른 초상들은 하나의 얼굴로 수렴되지 않은 채 단정할 수 없는 우리 자신의 모습들을 마주하게 한다.

참여 작가: 김소희, 김찬송, 데니스 숄, 듀킴, 디르크 조에테, 서상익, 손윤원, 안민정, 안태원, 양정화, 윤미류, 이영욱, 이재헌, 장규돈, 정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