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Annotations 주 注》 ©PS CENTERPS CENTER는 이소요 작가의 개인전
《Annotations 주 注》를 11월 7일까지 개최한다.
이소요는 심리학을 전공하고 예술과 자연 과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학술 연구'라는 방법 안에서
예술과 과학의 지식을 융합하며,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왔다. 이러한
배경은 자연 과학 자료인 생물 표본을 창작의 주된 소재로 가져오게 된 계기였을 것이다.
생명의 흔적을 간직한 채 더 이상 살아 있지 않은
생물 표본은 작가의 탐미적 시선을 사로잡는 동시에 '과학 지식의 객관성', '비인간 생물의 정체성'처럼 화두를 바꾸어 탐색할 때 기준이 되어주었다.
연구실이나 실험실을 갤러리로 옮겨온 것 같은 이소요의 작품은,
생물 표본을 본 조형물과 함께 이를 설명하는 글과 사진을 섬세하게 배열하며 관객이 지식과 해석의 미로를 탐험하도록 안내한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과학적 지식을 시각화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생명, 지식,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서사는 고정된 의미 체계를 해체하고,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에 질문을 던진다.
Installation view of 《Annotations 주 注》 ©PS CENTER《Annotations
주 注》는 역사 자료를 참조하여 생물에 대한 지식의 생성과 흐름을 탐구해 온 작가의 여정을 담고 있다. 주석은 글의 의미를 확장하고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장치이며, 주로
활자로 이루어진다.
전시는
18~19세기 영국, 미국, 한국에서 생산된
생물 자료를 분석하여 시각적 ‘주’의 태도로 창작한 세 작품으로
구성된다. 이 작품들은 '표본'의 본질과 특성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루면서 예술가가 생산할 수 있는 '주'가 무엇인지 실험한다.
Installation view of 《Annotations 주 注》 ©PS CENTER《Annotations
주 注》는 학술과 예술, 과거와 현재,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를 탐색하는 실험의 공간이다. 전시 제목에 쓰인 “주
注”는 삼수변을 품고 있어 ‘물을 붓다, 물을 대다’라는 의미가 있다. 이는
액체에 담긴 표본과 해양 생물을 다룬 ‘자산어보’ 시리즈에
자연스럽게 맞닿으면서, 생명을 이야기할 때 물이 갖는 필수적이고 흐르는 힘을 떠올리게 한다.
물은 다양한 동식물과 인간을 한 선상에 놓고 유연하게
바라보게 하는 작가의 시선과 어우러져, 기존의 경계와 고정된 관점을 부드럽게 전복하며 새로운 관계와
의미를 만들어낸다. 이 전시는 단순한 시각 경험을 넘어 우리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성찰하게 하는
지적인 여정이자, 현대 미술의 역할과 가능성을 새롭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