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에 설치된 작가 이수경의 신작 〈그곳에 있었다-청계천 2025〉 ⓒ서울시

한국의 대표적인 현대미술작가 이수경의 신작 〈그곳에 있었다-청계천 2025〉이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청계광장에 설치되었다.
 
이는 청계천 복원 20주년을 맞아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2025 청계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이수경 작가를 비롯해 국내외 중견 작가와 신진 작가가 참여하며 청계천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새로운 시대의 공공미술을 선보인다.
 
2025 청계천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공존'을 주제로, 청계천이라는 공간이 지니는 다층적 시간성과 관계망을 살펴본다. 청계천은 전통과 현대, 인간과 비인간, 도시와 자연이 교차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장으로 기능해왔다.  

프로젝트의 총감독을 맡은 장석준은 이 프로젝트에 대해 “들뢰즈와 가타리가 제시한 끊임없이 새로운 가능성을 만들어낸다는 ‘되기(becoming)’의 개념을 ‘집단적 형성(collective becoming)’으로 확장한, 즉, 고정된 정체성에서 벗어나 지속적으로 함께 생성·변화하는 공동체적 관계망으로서의 공공성에 대한 제안”이라고 소개했다.

청계천에 설치된 작가 이수경의 신작 〈그곳에 있었다-청계천 2025〉 ⓒ서울시

이러한 취지와 함께 공개된 이수경의 신작 〈그곳에 있었다-청계천 2025〉는 북악산 두꺼비 바위를 형상화한 조형 위에 도자기 파편과 금박을 더하고, 음악가들과의 협업을 통해 다감각 경험을 생성한다.  

이 조형은 청계천 복원 과정에서 발견된 유물과 바위의 기원의 시간을 드러내며, 바위·도자기·금박·음악·물이 어우러진 관계적 공존을 경험하게 한다. 이러한 작업은 환경적·시간적·관계적 경험을 강조하는 동시대 공공미술의 흐름과 긴밀히 맞닿아 있다.

클라스 올덴버그와 코샤 반 브루군의 〈스프링〉 옆에 설치된 오브라 아키텍츠의 목조 작품 〈커넥천 파빌리온〉 ⓒ서울시

아울러, 서울시는 오브라 아키텍츠(OBRA Architects)의 목조 작품 〈커넥천 파빌리온〉을 설치해 접근하기 어려웠던 거장 클라스 올덴버그와 코샤 반 브루군의 작품 〈스프링〉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했다. 파빌리온에 올라서면 청계광장의 작품을 다양한 시각에서 조망할 수 있다.
 
청계천 초입에서 광교까지는 4팀의 신진작가들의 작품들도 전시된다. 청계천 인근에서 추억을 담아온 의자, 청계천에 서식하는 자생식물과 야생조류, 하천의 리듬을 만드는 돌을 소재로 한 참신한 작품들이 청계천 물길 따라 펼쳐진다.  

본 프로젝트에 대해 장석준 총감독은 “청계천의 역사와 복원 과정을 재해석하면서, 기념비적 상징성에서 관계적 환경성으로 이행하는 공공미술의 전환을 보여준다”고 말하며, “이는 단지 장소에 설치된 예술이 아니라, 도시와 자연, 역사와 현재, 시민과 예술이 끊임없이 얽히며 만들어내는 ‘공존적 장’을 실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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