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Expectations of Night” ©Leeje

국립현대미술관 창동레지던시 입주작가인 이제의 개인전 “밤의 유산”이 1월 19일까지 창동레지던시 전시실에서 개최된다.

이제(b. 1975)는 불확실한 세계 속의 일상적 경험과 몽환적 상상을 현실감 있는 이미지로 그리며, 동시대의 정동을 포착하기 위해 회화의 매체적 확장 가능성을 탐구한다. 그에게 “회화”는 존재의 모호성을 감각하는 사건이자 바깥 현실과 공명하는 접속의 장이며, “회화하기”란 팽창하고 분열하는 세계로부터 잠시 물러나서 다양한 주체들과 그들의 시공간에 접근해 보려는 실천이다.

Installation view of “Expectations of Night” ©Leeje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매끈한 현실을 비추는 거울 뒤편, 구체적 사건들이 지나간 자리를 상상하며 몸에 잔존해 있는 감각과 기억을 발굴하고 가시화한 작업을 전시장에 펼쳐낸다. 그의 작업에서 반복 회귀하는 숲, 토기, 신체, 사회적 풍경과 사건들은 텍스트에서 영상으로, 영상에서 회화로, 회화에서 사운드로 옮겨 가며 존재와 부재의 흔적을 끊임없이 상기한다.

Installation view of “Expectations of Night” ©Leeje

이는 불현듯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이자 다가올 미래의 불안을 지금 여기에 소환하고 복기함으로써 현실을 담담하게 마주하려는 작가의 태도이기도 하다. 작품과 전시장을 채우는 빛, 색채, 그리고 소리가 공기와 분위기를 매질 삼아 관람객의 감응을 불러일으키기를, 그리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세계는 계속됨을 긍정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