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도 국내 곳곳에서 많은 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수많은 전시들 중 주목할만한 국내 작가들의 전시 몇 곳을 엄선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조현화랑 달맞이 이배 개인전 《흐르는》
숯의 작가로 잘 알려진 이배 작가의 개인전《흐르는》이 부산에 있는 조현화랑 달맞이에서 5월 10일부터 8월 18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회화, 조각, 설치와 더불어 처음으로 시도한 영상 작업을 선보이며 매체적 확장을 보여준다.
작가는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자신의 움직임을 다양하게 기록하고자 한다. 다시 말해 숯을 사용하여 움직이는 ‘순간’ 이후에 휘발하는 작가의 신체성을 여러 매체를 통해 가시적으로
남기고자 한 것이다.
이배의
경우, 2023년에 뉴욕 록펠러센터 채널가든에 거대 조각을 설치하고 올해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연계 전시를 여는 등 유수의 굵직한 해외 기관에서의 전시를 열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의 관심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배, 〈불로부터〉, 2023 ©페로탕
특히
올해 5월 크리스티 홍콩 경매에서는 경합 끝에 〈붓질〉 시리즈 중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출품된 2021년 작 〈붓질
3-88〉이 2억 1,000만 원에 낙찰되는
기록을 세운 것이다. 이처럼 작가의 평면 작업은 나오는 족족 판매가 이루어진다고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중에서도
최근에는 종이에 숯가루가 섞인 먹물로 다양한 붓질의 형태를 보여주는 〈붓질〉 시리즈와 캔버스 위에 절단한 숯 조각들을 빽빽하게 모아 접합한 후
표면을 매끄럽게 연마한 〈불로부터〉 시리즈가 컬렉터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20점의 〈아크릴 미디엄〉 시리즈는 밀랍 같은 두꺼운 재료를 여러 차례 덮은 작업으로, 2019년도에 제작되었다. 이번 작품들은 크기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4~8천만 원 정도의 가격대로 책정되었으며, 대부분의 작품이 판매된 상태라고 한다. 또한 조각들은 모두 신작으로 대략 3~4천만 원대의 가격선이다.
학고재 갤러리 김선두 개인전 《푸르른 날》
학고재에서
김선두 개인전 《푸르른 날》이 7월 17일부터 8월 17일까지 한 달간 열리고 있다. 전시 제목 ‘푸르른 날’은
서정주의 시 「푸르른 날」을 차용한 것으로, 삶의 본질에 대한 작가의 오랜 고민과 주제 의식을 반영한
것이다. 김선두 작가는 전통적 한국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여 작가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고 평가받는다.
그는
장지에 색을 중첩하여 우려내는 ‘장지 기법’으로 작업한다. 장지는 두껍고 촘촘하게 되어있기 때문에 수십번 채색하더라도 모든 색을 담아낼 수 있으며, 물감을 머금은 장지에는 색이 투명하면서도 짙게 발색하는 특성이 있다. 작가는
이를 활용하여 장지에 분채를 여러 번 쌓아 올려 색을 우려냄으로써 깊이감을 더한다.
유년 시절을 자연 속에서 보낸 김선두 작가는 새와 들풀과 같은 자연을 주제로 그려왔다. 그는 자연 풍경 속에서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여 고요하면서도 강렬한 색감으로 이를 섬세하게 구현해 낸다. 또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생과 사, 희망과 절망, 아름다움과 허무 등 교차하는 삶을 본질을 성찰한다.
김선두, 〈낮별-옥수수〉, 2024 ©학고재
이번 전시는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데 모아 그의 작품 세계를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밀하게 자연을 담은 〈낮별〉과 〈지지 않는 꽃〉 시리즈, 밤길의 정취를 표현한 〈On the Way in Midnight〉와 더불어 한 시대를 대표하는 시인이나 운동선수 등의 인물을 그린 〈아름다운 시절〉시리즈를 함께 선보인다.
2차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작가는 아니지만, 한국화의 현대화를 이뤄낸 작가인 점과 꾸준한 작품 활동 및 작품 세계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풍경을 담은 작품의 사이즈는 12호부터 300호까지 다양하게 있으며, 100호당 4,000만 원 정도의 가격이다. 〈아름다운 시절〉시리즈의 경우 대략 30호는 1,200만 원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2차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는 작가는 아니지만, 한국화의 현대화를 이뤄낸 작가인 점과 꾸준한 작품 활동 및 작품 세계 확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에 큰 의의를 둘 수 있다. 풍경을 담은 작품의 사이즈는 12호부터 300호까지 다양하게 있으며, 100호당 4,000만 원 정도의 가격이다. 〈아름다운 시절〉시리즈의 경우 대략 30호는 1,200만 원으로 가격이 책정되어 있다.
탕 컨템포러리 우국원 개인전 《나의 우주; My Universe》
우국원
작가의 3년 만의 개인전인 《나의 우주; My Universe》가 7월 20일부터 8월 24일까지 탕 컨템포러리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 제목은 나의 우주, 거대한 은하계라는 의미와 자신의 딸 ‘우주’라는 중의적 의미가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다뤘던 ‘세대 간의 관계’, ‘삶에
대한 성찰’, ‘인간 내면의 탐구’라는 주제를 총망라했다. 그 가운데 기저귀를 찬 캐릭터 ‘우주’가 대부분의 그림에 등장하며 딸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또한 담아냈다.
이처럼
우주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친애하는 딸에게〉 시리즈를 비롯하여 일본의 전설적인 화가 가쓰시카 호쿠사이(Katsushika
Hokusai, 1760~1849)에게 영감을 받은 〈호쿠사이〉 시리즈, 〈프린세스〉 시리즈, 숲에서 실험적인 삶을 산 데이비드 소로(David Thoreau,
1817~1862) 의 철학을 담은 〈윌든〉 시리즈 등을 선보이며 깊어지고 넓어진 작가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다.
우국원
작가는 2021~2022년 국내 미술시장 호황기 때 떠오른 30~40대
작가 중 하나로, 2022년 크리스티 홍콩 5월 경매에서
그의 작품 ‘Que Sera Sera(케세라세라)’가 약 3억 원에 낙찰되어 화제를 모았었다. 당시 추정가 1억 3,000만 원에 출품되어 치열한 경합 끝에 189만 홍콩달러(한화 약 3억
원)에 낙찰된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2021년 9월 경매 시장에서 출품된 작품들 전부 경합되며 시작가의 3~4배
넘는 가격에 낙찰되었다. 또한 당시 노블레스 컬렉션에서 열린 《I'm
Your Father》 개인전에서 신작 9점이 개막 전 모두 판매되었다.
우국원, 〈케세라케라〉, 2021 ©크리스티코리아
최근 경매 시장에서 거래 양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는 하나, 이번에 열린 전시를 통해 여전히 컬렉터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번에 선보인 30여 점의 신작들 평균 크기가 100호 내외의 대작 위주임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이미 판매 완료된 상태로 전시가 열렸으며, 전시가 얼마 남지 않은 현재 모두 판매되었다고 한다.
우국원, 〈The Princess〉, 2024 ©탕컨템포러리
대략적인 작품가는 50호의 경우 53,000달러(약 7,200만 원), 200호는 113,500달러(약 1억 5500만 원) 정도로 책정되어 ‘우국원 신드롬’ 이후 그 위상이 큰 흔들림 없이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