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9월 서울옥션과 케이옥션의 정기 경매에서는 한국 근현대미술과 고미술, 역사적 자료가 함께 소개됐다. 서울옥션은 해외에서 돌아온 문화유산을 별도 섹션으로 구성했고, 케이옥션은 한국 근현대 작가들의 드로잉을 모은 삽화 화첩을 주요 출품작으로 제시했다. 두 경매의 결과는 전체 거래 규모와 함께 개별 작품의 성격, 가격이 형성된 조건을 살펴볼 자료를 제공한다.
 
 
 
서울옥션 — 환수문화유산의 출품과 개별 작품의 가격 형성
 
서울옥션은 9월 22일 오후 4시 강남센터에서 제195회 미술품 경매를 진행했다. 출품작 프리뷰는 9월 11일부터 경매 당일까지 열렸다. 사전 안내에서는 101점, 낮은 추정가 합계 약 85억원 규모의 작품이 소개됐다. 더벨 집계에 따르면 낙찰총액은 55억950만원이었다. 경매 전 취소된 6점을 제외한 95점 가운데 59점이 낙찰돼 낙찰률 62.1%를 기록했다.
 
이번 경매의 출품 구성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귀환-환수문화유산’ 섹션이었다. 김홍도의 〈백세노두타〉를 비롯해 오일영의 〈풍림정거도〉, 이하응의 〈괴석묵란도〉, 민영익의 〈묵란도〉가 소개됐다. 작품의 국내 귀환과 소장 이력이 출품 설명의 주요 내용으로 제시됐다.


단원 김홍도, 〈백세노두타〉. 서울옥션 제공

이 가운데 김홍도의 〈백세노두타〉는 추정가 3000만~6000만원에 출품돼 1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종이에 먹으로 그린 35.4 x 39.1 cm 크기의 작품으로, 합장한 노승과 그 곁의 동자를 묘사한다. 낙찰가는 추정가 상단의 세 배였다.
 
김홍도의 〈백세노두타〉는 노승과 동자를 소재로 한 감상용 불교회화다. 스마트K는 간송 소장 〈노승염불〉과 비교하며, 합장한 노승과 동자가 함께 등장하는 제재의 유사성을 설명했다. 출품 안내에서는 대한제국 말기 통감을 지낸 소네 아라스케의 옛 소장품으로 추정된다는 이력도 제시됐다.
 
추정가를 크게 웃돈 낙찰 결과는 해당 작품에 대한 응찰 수요를 보여준다. 다만 희소성, 소장 이력, 작품의 표현과 상태 등 여러 조건 가운데 무엇이 가격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는 공개된 결과만으로 분리하기 어렵다. 이 거래는 김홍도의 작품 전체나 고미술 전반의 가격 변화를 설명하기보다, 특정 작품에 형성된 가격으로 읽는 것이 적절하다.


박수근의 〈거리〉

근현대미술의 사전 출품 안내에서는 박수근의 〈거리〉와 박서보의 〈묘법 No.050319〉, 이우환의 〈다이얼로그〉가 주요 작품으로 소개됐다. 박수근의 1960년작 〈거리〉는 함지를 머리에 인 여인과 아이들을 담은 작품으로 시작가 5억원에 제시되어 5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박서보의 2005년작 붉은색 약 200호 작품 〈묘법 No.050319〉는 추정가 6억~8억원에 출품되어 6억2000만원에 낙찰됐다.
 
이러한 출품 구성은 한국 근현대미술의 주요 작가들과 역사적 맥락을 가진 고미술을 함께 배치한 이번 경매의 특징을 보여준다. 근현대 작품에서는 작가의 대표 연작과 제작 시기, 규모가 주요 설명 요소였고, 환수문화유산에서는 희소성과 소장 이력이 강조됐다.
 
전체 결과를 해석할 때는 낙찰총액과 거래된 작품 수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 더벨은 서울옥션의 9월 낙찰 작품 수가 전월보다 줄었지만, 억대 작품의 거래로 총액이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거래된 작품의 가격 구성이 전체 금액에 영향을 주었음을 뜻한다. 총액만으로 거래 범위가 넓어졌다고 판단하기보다, 가격대별·작가별 결과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케이옥션 — 주요 연작의 거래와 삽화 화첩의 낙찰
 
케이옥션은 9월 30일 오후 4시 서울 신사동 본사에서 정기 경매를 진행했다. 사전 안내 규모는 117점, 약 110억원이었으며, 전시장 프리뷰는 9월 19일부터 30일까지 추석 연휴에도 이어졌다. 더벨 집계에 따르면 낙찰총액은 35억630만원이었다. 경매 전 취소된 9점을 제외한 108점 가운데 57점이 낙찰돼 낙찰률 52.8%를 기록했다.
 
한국 작가의 주요 낙찰 사례로는 이우환, 하종현, 장리석을 살펴볼 수 있다. 케이옥션의 공식 결과 안내에 따르면 이우환의 〈점으로부터〉는 3억6000만원에 낙찰돼 이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종현의 〈접합 21-92〉는 3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더벨 보도에 따르면 장리석의 1972년작 〈문전〉은 시작가 460만원에서 850만원에 낙찰됐다.


하종현, 〈접합 21-92〉, 2021, 마포에 유채, 162.2 x 130.3 cm. 이미지 출처: 케이옥션.

이우환의 〈점으로부터〉는 점의 반복과 물감의 변화, 행위의 시간성을 통해 화면을 구성하는 대표 연작이다. 이번 낙찰은 해당 연작의 한 작품에 대해 형성된 거래 가격이다. 작품별 가격을 비교하려면 제작연도와 크기, 화면 구성, 상태와 출처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연작명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서로 다른 작품의 가격을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

하종현의 〈접합 21-92〉와 함께 두 작품의 낙찰가 합계는 6억8000만원이다. 공개된 전체 낙찰총액 35억630만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약 19.4%에 해당한다. 두 작품이 전체 거래 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 수치이며, 경매 전체의 작가별 집중도를 판단하려면 다른 낙찰작까지 포함한 집계가 필요하다.
 
장리석의 〈문전〉은 추정가 500만~2000만원 범위 안에서 낙찰됐다. 시작가를 웃돈 응찰 결과와 추정가 범위 내에서 형성된 가격을 함께 보면, 해당 작품에 대한 수요와 거래 가격의 수준을 구분해 살펴볼 수 있다.
 
이번 케이옥션 경매에서 별도로 주목할 출품작은 〈신문 삽화 207점〉 화첩이었다. 박수근·장욱진·김기창·박래현·박서보·김창열·이응노·천경자 등 61명의 작업을 모은 자료로, 추정가 2억6000만~4억원에 출품됐다. 케이옥션은 여러 차례 경합을 거쳐 3억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낙찰가는 사전 추정 범위 안에서 형성됐다.


사진(왼쪽부터): 장욱진, 〈무제〉, 1958, 종이에 마커, 7.5 x 8.5 cm; 김기창, 〈초하의 생활〉, 1958; 박수근, 〈무제〉, 종이에 프로타주·펜, 11.5 x 6.5 cm; 박서보, 〈무제〉, 1959, 종이에 수묵, 19.5 x 25.5 cm. 1956~1959년 서울신문 삽화 등을 모은 207점 화첩 수록 작품. / 사진: 케이옥션.

화첩의 구성은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출품 설명에 따르면 전체 207점에는 연하장 5점이 포함돼 있으며, 신문 게재가 확인된 작품은 120점이다. 따라서 전체를 게재 사실이 확인된 삽화로 일괄 설명하기보다, 신문 삽화와 관련 드로잉 등이 묶인 자료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이 자료의 가치는 개별 작품의 표현과 함께 작품들 사이의 관계에서 형성된다. 작가별 제작 시기와 게재 지면을 대조하면 1950년대 화단의 활동, 신문 매체와 미술가의 관계, 이후 작업으로 이어지는 조형적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연구 가치를 구체화하려면 수록 작품의 목록과 출처 확인, 원본 상태에 대한 기록이 필요하다.
 
케이옥션은 사전 홍보에서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와 연결해 이대원과 서도호의 출품작도 소개했다. 이대원의 〈농원(배꽃)〉과 서도호의 〈Floor Module〉은 각각 시작가 1억9000만원과 3억4000만원에 나왔으나 유찰됐다. 미술관 전시를 통한 작가의 가시성과 개별 경매 작품에 대한 응찰은 구분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작품의 유형과 규모, 가격, 소장·설치 조건까지 함께 검토해야 거래 결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서도호 작 〈플로어 모듈〉 / 사진: 케이옥션. 추정가: 3억6천만원∼6억원



서도호 작 〈플로어 모듈〉 중 일부 / 사진: 케이옥션



이대원 1996년 작 〈농원(배꽃)〉 / 사진: 케이옥션. 추정가: 약 1억 9,000만 원 ~ 2억 8,000만 원

케이옥션의 9월 낙찰총액은 전월의 35억3200만원에서 35억630만원으로 약 0.7% 줄었다. 낙찰률은 62.9%에서 52.8%로 10.1%포인트 낮아졌다. 출품 취소를 제외한 실제 경매 작품 수는 97점에서 108점으로 늘었고, 낙찰 작품 수는 61점에서 57점으로 줄었다. 거래 금액은 비슷했지만 낙찰로 이어진 작품의 수와 비율은 감소했다.
 
9월 두 경매에서는 대표 연작의 거래와 함께 환수문화유산, 여러 작가의 작업을 묶은 역사적 자료가 소개됐다. 작품의 제작 시기와 유형, 희소성, 출처와 기록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출품 설명을 구성했다. 이번 경매를 분석하는 핵심은 이러한 정보와 실제 거래 결과를 연결하는 데 있다. 낙찰가는 해당 시점의 거래 조건을 보여주며, 작품의 미술사적·자료적 가치는 연구와 비교를 통해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될 수 있다.


 
자료 출처

서울옥션
출품 안내 및 작품 정보 | 뉴시스, 2026년 9월 10일

서울옥션 9월 낙찰 결과 | 더벨, 2026년 9월 23일
케이옥션 9월 낙찰 결과 | 더벨, 2026년 10월 1일
케이옥션 8월 낙찰 결과 | 더벨, 2026년 8월 27일
케이옥션 출품 및 화첩 구성 | 뉴시스, 2026년 9월 18일
케이옥션 공식 결과 안내 | 공식 홈페이지 내 9월 경매 결과 게시물
김홍도 작품 정보 및 비교 설명 | 스마트K, 2026년 10월 1일
 
 
환율 안내: 영문에 병기한 달러 금액은 Investing.com의 2026년 10월 5일 종가인 1달러=1,342.13원을 일괄 적용하고, 100달러 단위로 반올림한 참고 환산액이다. 실제 경매 거래에 적용된 환율을 뜻하지 않는다.

https://www.investing.com/currencies/usd-krw-historical-dat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