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로에베 공예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 작가 6인(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조수현, 이종인, 이소명, 박지은, 박종진, 성코코) ©로에베 재단

로에베 재단이 2026년 로에베 공예상 최종 후보 30인 목록을 공개했다. 총 133개의 국가 및 지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 5,1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출품한 가운데, 한국 작가 6인이 이름을 올리며 한국 공예 미술의 국제적인 위상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다.
 
로에베 공예상은 2016년도부터 제정된 수상 프로그램으로, 1846년 가죽 공방으로 시작한 로에베의 장인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목적에서 출범하였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이한 로에베 공예상은 전통적인 공예 기법과 더불어 자신만의 기술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조명하며, 동시대 예술 담론 안에서 공예의 위치를 재설정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해왔다.


(좌) 조수현, 〈재구성된 시선 그릇 3C1L〉, 2025, 실리콘 청동, 각 250x250x150mm / (우) 이종인, 〈배흘림〉, 2025, 호두나무, 975x400x615mm ©로에베 재단

올해 최종 후보에 오른 한국 작가 6인(조수현, 이종인, 이소명, 박지은, 박종진, 성코코) 또한 각자만의 감각으로 현대 공예를 재해석하며 눈길을 끌었다.
 
조수현(b. 1978) 작가는 직접 개발한 모듈형 몰드 주조 기법을 바탕으로 형태를 분할하고 재결합함으로써 금속의 물리적 특성과 표면에 주목한다. 이번 공예상에 제출한 세 점의 브론즈 연작은 서로 다른 두 몰드를 조합하여 다층적인 시선이 오가는 조각적 실험을 시도한 결과물이다.
 
가구를 다루는 작가 이종인(b. 1993)은 보편적 실용성과 미적 완성도의 균형을 작업의 근간으로 삼는다. 이번 작품은 한국 전통 건축 기둥의 미세한 부풀음을 의미하는 ‘배흘림’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된 조각적 벤치로, 나무 본연의 질감을 살리는 동시에 구조적 실험을 통해 시각적인 균형을 완성시켰다.


(좌) 이소명, 〈물질의 연대기〉, 2025, 스팀 벤딩 오크 나무, 황토, 로프 및 혼합 재료, 600 × 1100 × 550 mm / (우) 박지은, 〈순환의 씨앗〉, 2025, 산화 스털링 실버, 리넨 실, 153 × 153 × 254 mm ©로에베 재단

이소명(b. 1997) 작가는 스팀 벤딩 목재를 중심으로 향토 안료와 금속 등의 재료를 결합하는 작업을 선보였다. 가늘고 긴 오크 조각을 구부리고, 엮고, 묶으며 완성된 작품은 재료가 축적되고 서로 결속되는 과정을 통해 삶의 구조를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박지은(b. 1980) 작가는 팽창과 수축이라는 자연의 리듬에 기반한 작업을 소개했다. 수작업으로 제작된 수천 개의 스털링 실버 파편으로 직조된 밀도 높은 구조물은 마치 씨앗을 닮은 형태를 가지며, 회복력과 유연성, 그리고 내부에서 외부로 퍼져 나가는 확장의 잠재력을 드러낸다.


(좌) 박종진, 〈착시의 층위〉, 2025, 도자기, 종이, 스테인, 유약, 750 × 450 × 560 mm / (우) 성코코, 〈그림자 꼭두〉, 2025, 점토, 래커, 컬러 철사, 비즈, 스와로브스키 스톤, 가변 크기 ©로에베 재단

도예가 박종진(b. 1982)의 작업은 공예의 규율과 수집 가능한 디자인의 개념적 접근을 결합한다. 뒤틀린 직선형 좌석의 구조를 가진 이번 작품은 층층이 쌓아 올리는 방식으로 세라믹 볼륨을 구축하였다. 과정 중 발생한 뒤틀림은 불규칙하고 내부가 비어 있는 형태를 만들어 내는데, 이는 물질의 불안정성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반영하는 동시에 통제와 붕괴 사이에 존재하는 긴장을 포착한다.
 
마지막으로, 순수 예술과 공예의 교차점을 다루는 작가 성코코(b.1979)는 문화적 상징성과 개인적 성찰을 결합하여 전통과 현대를 연결하고, 착용 가능한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오브제를 제작해 왔다. 이번 작품은 다양한 재료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제작한 직립 인형 형상 시리즈로,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영혼을 인도하는 한국 전통 장례의 ‘꼭두’를 상징한다.
 
이와 같은 한국 작가들을 포함한 최종 후보 작가 30인의 작품은 오는 5월 13일부터 6월 14일까지 싱가포르 내셔널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최종 수상자는 5월 12일 발표될 예정이다.  

Referenc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