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ane PARK, Disposable Mask for Amateur Vandals: INSTRUCTION MANUAL, 2025, Digital print, Dimensions variable. ©Insane PARK. Courtesy of the Artist and ARARIO GALLERY.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은 인세인 박(Insane PARK) 작가의 개인전 《아방가르드는 포기하지 않는다》를 12월 6일까지 개최한다.

인세인 박은 미디어와 이미지에 대한 지속적인 탐구를 바탕으로,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이는 통념적 시각 체계와 인식의 한계를 드러내는 작업을 이어왔다.

그는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고정된 이미지들을 분석하고 해체하며, ‘본다’는 행위를 통해 인지하고 사유하는 인간의 본질과 한계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작업을 선보인다. 영상, 설치, 회화, 사진 등 매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그의 작업은 단순한 형식적 실험을 넘어, 동시대 사회를 규정하는 정치적, 문화적 구조를 전복적으로 드러낸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반달리즘을 매개로 아방가르드의 태도를 다시 소환한다. 반달리즘은 자기 모순적이고 반항적인 행위이지만, 동시에 기존의 체계를 부정하며 새로운 시각과 담론을 형성해내는 운동이기도 하다. 인세인 박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허구적 다큐멘터리 형식의 영상, 모션그래픽, 그리고 SNS 라이브 방송 형식을 차용한 작업들을 통해 제도권 미술의 권위와 안전망을 허무는 실험을 이어간다.

낡은 건물 위에 겹쳐진 그래피티, 작품 위 흩뿌려진 메세지 등은 그에게 단순히 파괴의 행위라기 보다 권위와 억압에 대한 저항으로 읽힌다. 그는 낙서와 훼손의 행위를 재정의의 과정으로 바라보며, 기존 질서와 위계를 흔드는 동시에 새로운 의미를 주입하는 과정으로 본다.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지하 1층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예술을 통한 저항의 가능성에 대해 질문하며 반달리즘을 통해 드러나는 파괴와 창조, 권위와 저항의 양가적 힘을 탐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