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모더니즘의 선구자 하종현의
예술세계를 총망라한 ‘하종현 아트센터’가 경기도 파주시 문발동에
문을 열었다.
이번 개관을 통해 하종현
아트센터는 미술 안팎의 역사를 작업으로 승화시키며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만들어온 작가의 행보에 경의를 표하며,
1960년대부터 실천해온 예술 철학과 실험 정신을 담은 작품들을 전관에 걸쳐 선보인다.
이에 아트센터는 격변의 시대를
반영하는 하종현 작가의 작품이 동시대와 조우하고 더욱 심도 깊은 논의와 활발한 소통을 야기하는 생생한 장(場)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하종현 아트센터 제1전시장 전경 ©국제갤러리. 사진: 전병철.
하종현 아트센터는 치열한
시대정신과 진지한 탐구정신으로 회화의 정의 및 개념을 확장해온 작가의 전 생애를 조망하며 주요 작품들을 소개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굵직한 줄기마다 큰 역할을 한 작가의 연대기와 시기별 대표작, 그리고 아카이브
자료가 연면적 약 2,967㎡(약 897평) 규모로 조성된 아트센터의 세 개의 층에 걸쳐 펼쳐진다.

제1전시장에 들어서면 높은 층고의 전시장에 ‘접합’ 시리즈의 대작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단색과 다채색의 작품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2010년대 중반 이후의 ‘접합’ 작품들이 큰 전시장 공간을 무게감 있게 채운다. 제2전시장에서는 앵포르멜과 기하추상에 기반을 둔 1960년대 및 1970년대 초반의 회화 작품들과 AG 활동 시기의 설치 작업을 선보인다.
또한 같은 층의 맞은편에
마련된 아카이브 공간에서는 그간의 주요 전시 도록과 사진, 영상 등을 포함한 자료를 통해 작가의 궤적을
짚어본다. 제3전시장에는 다양한 시기의 ‘접합’ 연작을 한 자리에서 선보이며,
마지막으로 제4전시장에서는 수직과 수평을 오가는 ‘이후
접합’이 전시되어 작가의 실험을 엿볼 수 있게 한다.

하종현 아트센터 제3전시장 전경 ©국제갤러리. 사진: 전병철.
개관 당일에는 ‘제14회 하종현미술상’ 시상식도
함께 진행된다. 하종현미술상은 서울시립미술관장을 지낸 하종현 작가가 홍익대학교 교직 퇴임 후 사회 환원
및 후학 양성을 위해 지난 2001년 제정한 상이다. 동시대
작가뿐만 아니라 평론가, 큐레이터 등 국내외 미술계 다방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에게 수여되며, 그동안 이배, 권여현, 서성록, 남춘모, 유근택, 이세현, 김수자, 조앤 기(Joan
Kee), 알렉산드라 먼로(Alexandra Munroe) 등 20여 명의 수상자를 배출한 바 있다.
올해는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과 미술사학자이자 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애슐리 롤링스(Ashley Rawlings)가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특히 롤링스는 한국 단색화를 해석하고 국제 무대에 소개하는 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하종현 아트센터 제4전시장 전경 ©국제갤러리. 사진: 전병철.
하종현 아트센터는 작가 개인의
아카이브와 전시뿐만 아니라 강연, 세미나, 연구 프로그램
등을 선보이며 동시대 예술 담론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예술은 작가만의 것이 아니라 감상자와의
소통을 통해 완성된다”는 작가의 신념처럼, 하종현 아트센터가
후대에 귀감이 되는 중요한 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