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Young In Hong: Five Acts & A Monologue》 ©Art Sonje Center

아트선재센터는 홍영인 작가의 첫 국내 미술관 개인전 《홍영인: 다섯 극과 모놀로그》를 7월 20일까지 개최한다.

전시 《홍영인: 다섯 극과 모놀로그》는 원형의 태피스트리와 동물 장난감의 형상을 한 조각들, 그리고 다섯 번의 즉흥 퍼포먼스로 이루어진 〈다섯 극〉(2024/2025)과 사운드 설치 신작 〈우연한 낙원〉(2025)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는 가부장적 역사 속에서 주변화된 여성과 동물의 시선으로 제의적 공간을 새롭게 엮어낸다. 여기서 제의는 단순한 재현을 넘어, 억눌려 온 기억과 사라진 존재들을 감각적으로 불러내고 재구성하는 행위이다. 작가는 태피스트리, 오브제, 사운드, 퍼포먼스를 매개로 공동의 몸짓과 감각을 활성화하며, 그 안에서 역사와 현재가 교차하는 또 하나의 시간대를 열어 보인다.

Installation view of 《Young In Hong: Five Acts & A Monologue》 ©Art Sonje Center

〈다섯 극〉은 한국 현대사 속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여성 노동사의 이야기들로부터 출발한다. 기생 출신의 독립운동가 현계옥, 제주에서 반일 투쟁을 이끈 해녀 부춘화, 청계피복노동조합의 지도자 신순애 등, 작가는 이들의 서사를 작품 속에 새겨 넣었다. 작가가 환기시킨 역사적 장면들은 길이 40미터의 태피스트리에 수놓아져 있으며, 이들의 이야기는 전시 기간 중 다섯 번의 퍼포먼스를 통해 현재의 감각으로 되살아날 예정이다.

태피스트리 안쪽 면에 자수 되어 있는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형상들은 바람, 구름, 태양 등 자연의 요소들이 돌에 새겨져 있는 울산 천전리 반구대 암각화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놓인 훌라우프나 고리 던지기처럼 놀이 기구를 연상시키는 조각들은, 작가가 동물원에서 관찰한 행동 풍부화 도구에서 착안해 제작한 것이다.

Installation view of 《Young In Hong: Five Acts & A Monologue》 ©Art Sonje Center

전시 기간 중 펼쳐질 다섯 번의 퍼포먼스에서는 이 조각들이 악기이자 도구, 그리고 신체의 연장으로 활용된다. 또한 퍼포먼스에는 드러머가 함께하며, 태피스트리 하단의 동물 형상의 악보를 따라 즉흥적으로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 전시에서 태피스트리, 사운드, 퍼포먼스는 유기적으로 어우러진다. 홍영인은 선형적 서사와 수직적 위계를 거부하며, 몸짓, 리듬, 소리를 통해 역사가 감각되는 수평적이고 평등한 장을 제안한다. 이곳에서 저항의 이야기들은 표면 아래에서 맥동하며, 관람객의 몸과 퍼포먼스를 통해 생성될 에너지와 리듬을 통해 다시 활성화되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퍼포먼스 일정
* 퍼포먼스는 당일 전시 티켓 소지자에 한해 사전 예약 없이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5/8 (목) 오후 6시
5/24 (토) 오후 2시
6/14 (토) 오후 2시
6/28 (토) 오후 2시
7/12 (토) 오후 2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