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퍼 엘리아슨, 〈숨결의 지구〉, 2024, 전남 신안군 도초도 설치 전경 ©올라퍼 엘리아슨. 사진: 신경섭

지난 15일, 아이슬란드-덴마크 출신의 세계적인 예술가 올라퍼 엘리아슨(b. 1967)이 전라남도 신안군 도초도에 그의 신작 〈숨결의 지구〉를 선보였다. 이번 작품은 신안군이 지역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하기 위해 진행하는 문화예술사업의 일환으로, 주변 환경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신안군은 1,004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한국 최대의 다도해 지역으로, 2021년에는 신안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신안군은 이러한 자연적 자산을 바탕으로 각 섬에 하나의 미술관이나 예술작품을 설치해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어 독창적인 경험을 선사하는 ‘신안 예술섬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숨결의 지구〉는 본 문화예술사업의 첫 번째 작품이다.

올라퍼 엘리아슨, 〈숨결의 지구〉, 2024, 전남 신안군 도초도 설치 전경 ©올라퍼 엘리아슨. 사진: 신경섭

과거 화산 활동으로 인해 형성된 도초도의 독특한 지형은 이번 작품의 주요 영감이 되었다. 〈숨결의 지구〉는 용암석 타일로 정교하게 구성된 구(球)형 공간으로, 도초도 화산 활동의 역사를 반영한다. 붉은색, 녹색, 청록색으로 이루어진 타일의 색 배치는 공간 내에서 다차원의 입체감과 움직임을 연출하며 새로운 시각적 효과를 만들어낸다.

올라퍼 엘리아슨, 〈숨결의 지구〉, 2024, 전남 신안군 도초도 설치 전경 ©올라퍼 엘리아슨. 사진: 신경섭

“〈숨결의 지구〉에는 모서리도, 지평선이나 경계의 감각도 없다. 게다가 벽, 천장, 바닥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엘리아슨은 말한다. “구의 내부에 서 있으면, 단순히,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존재함을 느끼게 된다. 하단의 붉은색에서 상단의 녹색으로 변하는 타일은 대지와 토양, 식물의 푸르름과 직관적으로 맞닿아 있으며, 주변의 다면체 형상들은 흙 속의 결정체와 생명을 불어넣는 미세한 양분을 떠오르게 한다.”

엘리아슨은 빛, 물, 공기와 같은 자연의 원소를 활용해 인간 감각과 환경을 새로운 방식으로 연결하는 작업을 해왔다. ‘신안 예술섬 프로젝트’는 그의 지속적인 자연 탐구와, 특히 이번 신작과 맞닿아 있으며, 이는 도초도의 고유한 특성과 작가의 예술적 비전이 결합된 결과물이다.

References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