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tallation view of 《Becoming Stone: From the Remains》 © AOD Museum
다림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문화예술 공간 AOD (Art of Dalim) 뮤지엄은
신미경 작가의 개인전 《Becoming Stone: From the Remains》를 2027년 2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신미경은 1990년대 후반부터 서양과 동양, 고전과
현대를 오가며 역사적 유물과 문화적인 도상을 다양한 재료로 번역하는 작품을 선보여 왔다. 그는 일상적인
재료인 비누를 예술의 재료로 활용하는 것과 더불어, 도자기와 같은 여러 매체를 통해 작품을 고정된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것으로 사유하도록 만들었다.
이번 AOD 뮤지엄에서 신미경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그간 이어온 연작 중에서도 ‘거석(Megalith)’ 연작에 집중하는 개인전을 선보인다.

Installation view of 《Becoming Stone: From the Remains》 © AOD Museum
전시의 중심을 이루는 ‘거석’ 연작은
오래전 유물이나 광물 덩어리처럼 보이는 도자 조각들을 쌓아 거대한 암석 구조물로 제작한 작품이다. 작가는
흙을 질료적 출발점으로 삼으면서도 고고학적 유물의 형상과 동시대 조각의 언어가 교차하는 지점을 만들어냈다. 이번
전시의 작품들은 여기서 비롯된 물질과 시간, 사물의 인식에 관한 질문을 다시금 불러온다.
신미경의 ‘거석’ 연작은 특정한 물질의
상태나 정체성으로 쉽게 귀속되지 않는다. 흙을 기원으로 삼고 도자의 소성 과정을 품고 있으면서도 그것에
머물지 않으며, 암석의 외양을 취하면서도 또 다른 관념을 획득한다.
이러한 경계적 상태는 작가가 작업의 시작과 제작 과정에서 마주한 우연과 변형을 받아들이면서 가능해진다. 이미 발생한 물질적 사건이 열어놓은 형식적 가능성에 응답하는 것. 그리고
연쇄 속에서 다음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 하나의 사건이 남긴 잔재를 다음의 사건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작업의 핵심이다.

Installation view of 《Becoming Stone: From the Remains》 © AOD Museum
이번 전시에서는 ‘거석’ 연작과 더불어 2026년에 새롭게 제작된 ‘Unknown Painting’ 연작을
함께 선보인다. 두 연작은 어떤 사건이나 물질적 상태를 마주한 경험에서부터 출발하여 그 안의 가능성을
또 다른 미술의 언어로 옮긴다는 점에서 서로 만난다.
‘Unknown Painting’은 벽면에 놓이면서 회화와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화면 위에 제스모나이트와 금속 분말이 발리고 쌓이는 과정에서 표면은 특정한 이미지를 재현하기보다 물질 그 자체가
만들어내는 형상과 흔적을 드러낸다. 그렇게 축적과 변화의 과정이 화면을 채우고 있다.
이 일련의 작업을 통해 신미경은 사건의 끝을 새로운 시작으로 삼고, 물질을 연속적인
사건 속에서 다른 상태로 이행시키며, 그것을 무엇이라 명명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조각에 새겨 넣고
있다. 신미경의 작업에서 ‘되어감’은 이전의 흔적을 품은 채 또 다른 이름과 형상으로 이행하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