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tallation view of 《My Own Rules》 © PS CENTER
우리가 누리는 평온한 일상의 이면에는 수많은 규칙의
그물망이 정교하게 작동하고 있다. 그 질서 안에서 우리는 무질서의 공포로부터 보호받지만, 동시에 세상을 바라보는 고유한 렌즈를 잃어간다.
타율의 질서가 우리를 시스템의 부품으로 만들 때, 그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무기력함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감각은
곧 자신이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느낌으로 번지고, 그 무가치함은 다시 무기력함을 깊게 한다.

Installation view of 《My Own Rules》 © PS CENTER
전시 《내가 만든 규칙》은 이 순환 앞에서 멈추지
않는 세 작가의 실천을 한자리에 모은다. 이들은 무가치함을 부정하거나 가리는 대신, 그것을 정면으로 응시한 채 스스로에게 아주 작고 단단한 규칙 하나를 부과한다.

Installation view of 《My Own Rules》 © PS CENTER
그 규칙은 거창하지 않다. 쓰는 것, 이해하려는 것, 기다리는
것. 그러나 스스로 선택한 규칙 안에서 움직일 때, 인간은
비로소 타율의 질서가 빼앗아간 자신만의 렌즈를 되찾는다.
규칙을 만든다는 것은 단순히 행동의 지침을 세우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무가치함이라는 감각 앞에서도 스스로를 움직이게 하는 가장 작은 힘이며, 세상이 부여한 의미가 아닌 스스로 길어 올린 의미로 살아가는 방식이다.
참여
작가: 강석호, 남다현, 허창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