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가 공연될 아비뇽 교황청 명예극장 무대. 사진: 크리스토프 레노 드 라주 © 아비뇽 페스티벌

제80회 아비뇽 페스티벌의 초청언어로 한국어가 선정된 가운데, 지난 8일 페스티벌 운영위원회는 총 7개 한국 공연단체의 9개 작품을 공식 초청 프로그램(IN)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하였다. 한국 작품이 공식 초청된 것은 1998년 ‘아시아의 열망(Désir d’Asie)’ 이후 약 28년 만이다.
 
이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약 2년에 걸친 리서치를 통해 구성된 결과로, 축제의 예술적 방향성과 동시대 한국 공연예술의 흐름을 반영한다.


다리아 데플로리안, 〈끔찍한 고통 그리고 사랑(Che dolore terribile è l'amore)〉, 2026 © 아비뇽 페스티벌

선정 작품들을 살펴보자면, 먼저 노벨문학상과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바탕으로 한 낭독 공연이 아비뇽 페스티벌의 대표 공간인 교황청 명예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는 아비뇽 페스티벌과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의 공동 협력 작품으로,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와 한국 배우 이혜영이 출연하며, 오는 10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에서도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이탈리아 연출가 다리아 데플로리안의 신작인 〈끔찍한 고통 그리고 사랑(Che dolore terribile è l'amore)〉도 『작별하지 않는다』를 기반으로 창작되어 이번 축제에서 발표 될 예정이다.


구자하, 〈쿠쿠〉, 2017 © 아비뇽 페스티벌

‘연극계 노벨상’이라 불리는 국제 입센상을 아시아 최초로 수상한 구자하 작가의 세 작품도 아비뇽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 그의 대표작인 하마티아 3부작 중 2개 작품인 〈쿠쿠〉와 〈한국 연극의 역사〉, 그리고 〈하리보 김치〉가 관객을 만난다.
 
또한 관객 참여형 공연인 ’코끼리들이 웃는다’(연출 이진엽)의 〈물질〉,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한 ‘크리에이티브 바키’(연출 이경성)의 〈섬 이야기〉, 기후 위기의 현실을 감각적으로 풀어낸 ‘허 프로젝트’(안무 허성임)의 〈1도씨〉, 전통연희와 현대무용을 접목한 ‘리퀴드 사운드’(연출 이인보)의 〈긴: 연희해체프로젝트 I〉, 톨스토이의 단편을 판소리로 재창작한 이자람의 〈눈, 눈, 눈〉이 공연된다.


이자람, 〈눈, 눈, 눈〉, 2025 © 아비뇽 페스티벌

예경은 아비뇽 페스티벌과 협력하여 한국 공연예술 유통 확대를 추진한다. 페스티벌 기간 중 ‘K-Stage 랑데부(가제)’를 개최해 아비뇽 메인 공간 생루이 회랑(Cloître Saint-Louis)에서 전 세계 50여 명 이상의 공연예술 전문가, 프로그래머, 비평가가 참여해 한국 예술가와의 협력 및 공동제작, 유통의 가능성을 모색할 예정이다.
 
또한 청년 예술가를 위한 레지던시 및 교육 프로그램인 ‘트랜스미션 임파서블(Transmission Impossible)’ 참여도 지원한다. 예술 전공 대학(원)생 등 차세대 예술가를 대상으로 역량 강화와 국제교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으로, 단순 공연 수출을 넘어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2024년과 2025년에는 각각 2명씩 참여했으며, 2026년에는 총 4명의 청년 예술가가 참여할 예정이다.


이진엽, 〈물질〉, 2018 © 아비뇽 페스티벌

김장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한국어가 공식 초청 언어로 선정된 것은 한국 공연예술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성과”라며, “공연예술을 넘어 문학·시각예술 등 다양한 장르와의 협력을 통해 한국 예술의 확장성을 세계에 소개하고,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와 서울아트마켓(PAMS) 등 국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국 공연예술의 글로벌 유통을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아비뇽 페스티벌은 오는 7월 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아비뇽 일대의 주요 공연장에서 열린다. 자세한 사항은 아비뇽 페스티벌 홈페이지(https://festival-avignon.com/en)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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