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 이수는 단체전 “사물들의 힘”을 4월 25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일상적 사물들을 통해 미술과 미술이 아닌 것 사이를 오가며 미술에 대해 탐구하는 열 명의 작가의 ‘사물들’을 소개하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사물들은 우리 주변에 흔히 있는 익숙한 것들이면서도 작가들의 전복적 상상력으로 또
다른 삶을 살게 된 낯선 것들이다. 이들은 사물과 작품, 삶과
예술, 어느 쪽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은 채 그 사이를 오가며 우리를 난처하게 하고, 새로운 언어와 대안적 문법을 고민하게 하고, 우리와 사물의 관계를
끊임없이 재정립하도록 요구한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인 사물들은 다음과 같다. 매끄러운 비닐민속장판(정서영, 〈–어〉), 차곡차곡 쌓아 올린 A4 용지 더미(박이소, 〈A4를 위한 소조〉), 촉촉한 수분을 뿜어내는 대야, 스펀지와 수건 같은 잡동사니들(이주요, 〈가습기〉), 인생 시기마다 갈아입은 유니폼들(서도호, 〈유니폼/들: 자화상/들: 나의 39년 인생〉), 전시장 벽에 밝은 화면을 투사하는 프로젝터(박진아, 〈프로젝터 테스트〉), 이른 저녁부터 어둠을 밝혀 주는 가설 작업등(양유연, 〈From Early Evening〉), 아무것도 담을 수 없는 그물망 항아리(정광호, 〈항아리〉), 따뜻하게 데워주는 전자레인지(베르트랑 라비에, 〈FM 400〉), 지점토로 빚은 통닭 두 마리(김범, 〈12개의 조각적 조리법〉), 길게 펼쳐지는 보드라운 카펫(임민욱, 〈알라딘_인터체인지〉)이 그들이다.
이 전시에서 말하는 ‘사물들의 힘’이란
작가에게는 ‘미술인 것’과
‘미술이 아닌 것’ 사이에서 ‘미술이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관람자에게는 주변의 사소하고 평범한
것들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격려하고 또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추동하는 힘일 것이다.
“사물들의 힘”은 실재
대신 정보가 우리 삶을 지배하는 오늘날, 우리의 동반자인 사물들을 섬세하게 인식하고, 잊혔던 사물들의 힘을 회복하며, 사물들과 함께 살아가기를 이야기한다.
참여 작가: 김범, 박이소, 박진아, 베르트랑
라비에, 서도호, 양유연,
이주요, 임민욱, 정광호, 정서영
이지연은 2021년부터 미디어문화예술채널 앨리스온 에디터로 활동하였으며 2021년부터 2023년까지 samuso(현 Space for Contemporary Art)에서 전시 코디네이터로 근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