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 상상마당 홍대 외관 전경 ©KT&G

한국메세나협회가 발표한 ‘2024년 기업 문화예술 지원 현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총액이 2,125억 2,00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본 조사는 매출액 상위 500대 국내 기업과 기업 출연 문화재단 등 735곳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조사 결과 지원 금액(1.8%), 지원 기업수(14%), 지원 건수(18.5%)가 모두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원 금액은 전년 대비 1.8% 증가에 그쳐 사실상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정체 상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원 주체별로 살펴보면, 기업 출연 문화재단 가운데 가장 큰 지원 규모를 기록한 곳은 전년도에 이어 1위를 유지한 삼성문화재단이다.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을 운영해 온 삼성문화재단은 지난해 복합문화공간 ‘사운즈S’를 새롭게 개관하며 음악 분야 지원을 확대했다. 그 뒤를 이어 LG연암문화재단, 롯데문화재단, 두산연강재단, CJ문화재단이 상위 5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리움미술관 외관 전경 ©삼성문화재단

개별 기업의 경우, KT&G가 작년에 이어 2024년 개별 기업 중 지원 규모가 가장 컸다. KT&G는 대표 문화 플랫폼으로 서울(홍대, 대치), 춘천, 논산, 부산 지역에 복합 문화예술공간인 ‘KT&G 상상마당’을 운영하고 있다. 그 뒤를 이어서 현대백화점, 한미약품, 신세계백화점, 신한카드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분야별 지원 금액을 살펴보면 미술관, 복합문화공간, 공연장 등 인프라 지원 규모(약 1,2001억원)가 작년 대비 소폭 감소(-0.3%)했으나, 지원 총액의 56.5%를 차지하며 기업의 지원이 가장 집중되는 분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 미술·전시(약 319억원) 분야는 전년 대비 3.9%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증가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조건부기부금 확대, 백화점 내 갤러리의 전시 개최와 미술 작가와의 협업 등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더현대 대구 1층 더 스퀘어에 설치된 제프 쿤스의 ‘게이징볼: 켄타우루스 & 라피테스의 처녀’(2013) ©현대백화점

수혜 지역별로는 서울이 지원액의 48.6%, 수도권이 61.6%를 차지해 지역별 지원 편중 현상이 확인됐다. 한국메세나협회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지역 예술인의 창작 기반 약화, 문화 인프라 부족, 관객 접근성 저하 등 지역 문화 생태계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메세나협회는 “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이 정체된 국면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지역 기업의 메세나 참여 확대 등 새로운 모멘텀(동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문화예술 지원 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 강화, 정부 공공사업 입찰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 시 가점을 부여하는 우대 평가제도 도입, 문화예술 지원 활동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성과평가 프레임워크(기반 정책) 개발 등 정부의 다층적인 정책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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