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의 Various Small Fires(이하 VSF)에서는 6월 17일부터 7월 15일까지 알렉스 베세라(b.1989)의 개인전 Prelude to Understanding 이 진행된다. 이 전시는 로스엔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의 아시아 첫 개인전으로 VSF와는 두번째로 함께하는 전시이다.
작가는 회화, 드로잉, 조각 등 다양한 작업을 통해 우리가 현대를 바라보는 방식을 탐구한다. 베세라는 관람객들의 구체화된 반응을 불러 일으키고자 하는 목표로 회화에 접근하며 양질의 유화 물감을 사용해 색, 제스처, 이미지들을 통해 밀도 높은 표면을 가진 요란하고 거친 회화를 만든다. 또 작가의 작품에는 종종 몽타주 요소들이 드러나는데 여러 순간에 걸쳐 일어나는 현대 생활의 불협화음과 혼란스러움, 산만함 등을 한 화면에 중첩해 표현한다.
이번 전시의 작품 “The Worst of Classical Easel Painting Oil”는 작가의 파편화된 동시성과 명확성 사이의 긴장을 잘 보여준다. 작품 속의 수염을 기르고 단정하게 정장을 입은 인물은 이젤 앞에 서서 작은 캔버스에 작업을 하고 있다. 노란색 물감으로 표현된 신사의 윤곽선은 ‘European plein air painting’을 떠올리게 한다. 그의 뒤와 주변, 윤곽선 안에서부터 시작된 풀잎들은 오른쪽 캔버스로 이동하면서 열대 풍경으로 그려진 여성의 모습으로 확장되어 나간다.
여성의 몸은 누드인 동시에 열대 식물로 표현되어 있는데 고갱이나 루소와 같은 작가들이 풍경과 초상화에 대한 ‘순수한’ 영감을 찾고자 유럽을 떠난 여정에 대해 수긍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명확하게 표현된 화가의 모습과 그 주변으로 번져가는 추상적인 표현은 작가의 시선을 독점적인 영역으로 남겨두거나 자신만의 현실을 창조하는 작가의 힘을 암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