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tallation view of 《A Man Asleep》 © ARARIO GALLERY

아라리오갤러리는 김인배 개인전 《잠자는 남자》를 10월 24일까지 서울점에서 개최한다. 전관을 아울러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김인배가 오랫동안 탐구해 온 ‘없음’의 감각을 조각의 방법론으로 다룬 신작 29여 점을 선보인다.

조르주 페렉의 소설 『잠자는 남자』에서 출발하는 이번 작업들은 대상을 포착하려는 시선과 실제 존재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을 조명한다. 소설 속 화자가 ‘너’를 집요하게 관찰하지만 끝내 온전히 포착하지 못하듯, 김인배는 대상을 하나의 형태와 의미로 규정하는 순간 필연적으로 생겨나는 미세한 어긋남에 주목한다.


Installation view of 《A Man Asleep》 © ARARIO GALLERY

그는 지시하는 말과 대상 사이의 틈을 입체화하며, “없는 것을 본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눈앞에 분명히 드러난 형태 너머, 그 사이에 존재하는 ‘없음’의 감각을 각 층의 독자적인 조각적 행위를 통해 선보인다.

1층 전시장은 조르주 페렉 소설 속 화자와 주인공 사이의 좁혀지지 않는 심리적 거리감을 조각적 행위로 치환한 공간이다. 지하 전시장은 소실점과 원근법 개념을 차용하여, 시각적으로 가장 멀리 있는 가상의 지점을 노골적인 '만지기'의 행위로 끌어당긴다.


Installation view of 《A Man Asleep》 © ARARIO GALLERY

3층 전시 공간은 도로 위의 점선을 모티프로 삼아 공간의 물리적 경계를 해체하고 가상의 선을 실재화한다. 도로 중앙의 점선은 달리는 차들을 구분하면서도 언제든 넘나들 수 있도록 허용하는 성질을 지닌다. 김인배는 이 개념을 전시장 내부로 끌어왔다. 4층 전시 공간은 조르주 페렉의 자전적 소설이 품고 있는 어긋남의 감각을 관계의 층위로 끌어와 실체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