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stallation view of 《KOO JEONG A: OUSSSMOS》 © KOO JEONG A. Courtesy of Leeum Museum of Art. Photo: Jeon Byung-cheol.
리움미술관은 구정아 작가의 개인전 《구정아: 우스모스》를 12월 27일까지
개최한다.
30여
년간 국제 미술계에서 이어져 온 구정아의 여정은 2024년 제60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을 거쳐, 국내 최대 규모의 개인전으로 서울에서 펼쳐진다.
1990년대
초기작부터 리움미술관을 위해 제작한 신작까지 약 35점의 작품은 M2
전시실을 넘어 로비와 고미술 상설전시실, M2 창밖의 옹벽 틈까지 미술관 곳곳에 스며든다. 서로 다른 시기와 장소에서 태어난 작품들은 작가가 오랫동안 구축해 온 세계
‘우스모스’ 안에서 새롭게 만나고 공명한다.
전시
제목인 ‘우스모스(OUSSSMOS)’는 구정아가 1990년대 중반 고안한 단어 ‘우스(OUSSS)’와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COSMOS)’를 결합한 말이다. 소리이자 접두사와 접미사로 기능하는 ‘우스’는 때로 에너지와 물질, 존재와
우주를 지칭하지만, 하나의 의미로 고정되지 않고 끊임없이 다른 의미와 결합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낸다.

Installation view of 《KOO JEONG A: OUSSSMOS》 © KOO JEONG A. Courtesy of Leeum Museum of Art. Photo: Jeon Byung-cheol.
‘우스모스’는 이처럼 서로 다른 사물과 힘, 기억과 시간이 만나고 흩어지며 끊임없이
관계를 생성하는 구정아의 세계를 가리킨다.-
전시
《우스모스》에서 관람은 정해진 순서에 따라 작품을 확인하는 일보다 서로 떨어져 있는 단서들을 발견하고 연결하는 과정에 가깝다.
거대한
강철 구조와 연필심으로 쌓은 작은 탑, 자기장에 매달린 돌과 중력에 붙들린 청동, 빛을 저장했다 어둠 속에서 되돌려주는 표면, 공간에 머물다 사라지는
향, 수백 년 된 유물과 지금 막 놓인 작품이 미술관 곳곳에서 예기치 않은 관계를 만든다. 관람객은 그 사이를 이동하며 한 작품을 보는 동시에 다른 작품의 흔적을 기억하고, 때로는 보지 못했던 것을 뒤늦게 알아차린다.

Installation view of 《KOO JEONG A: OUSSSMOS》 © KOO JEONG A. Courtesy of Leeum Museum of Art. Photo: Jeon Byung-cheol.
미술관 전체가 하나의 ‘우스모스’가 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상태를 가리킨다. 하나의 중심이나 정해진 서사가 공간을 지배하는 대신, 서로 다른
사물과 감각, 시간과 기억이 느슨하게 연결되었다가 다시 흩어진다.
어둠에 눈이 적응하기를 기다리는 시간, 향이 문득 기억을 건드리는 순간, 창밖의 돌 틈에서 빛 하나를 발견하는
찰나처럼 구정아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즉각적인 이해를 요구하지 않는다. 무엇을 보았는가 만큼 무엇을 지나쳤는지, 그리고 언제 그것을 알아차리게 되는지가 중요하다. 《우스모스》는
그렇게 각자의 속도와 감각으로 발견되는 세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