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갤러리에서는 2026년 8월 26일부터 11월 8일까지
김택상의 개인전 《그대로 As It Is》가 진행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부산 달맞이·해운대와 서울 세 공간에서 신작 〈Ice Blossom〉을 중심으로 한 영상작업과
대형 회화 등의 최근 작업을 선보인다.

《그대로 As It Is》 전시영상작품 / 사진: 조현갤러리
그대로, As
It Is
전시 제목 《그대로 As It Is》는 김택상의 작업방식과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핵심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여기서 ‘그대로’는 인간이 행위하면서도 모든 결과를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지 않고, 물과
안료가 본래 지닌 성질에 따라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태도를 의미한다.
물과 안료는 중력과 시간, 빛과 온도, 습도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서로 다른 상태와 흔적을 만들어낸다. 작가는
재료를 선택하고 작업의 시작과 반복, 중단을 결정하며 화면을 만들어가지만,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물질의 변화는 자연의 조건에 따라 달라진다.
인간의 행위와 ‘스스로 그러한’ 세계의
작동이 하나의 회화 안에서 함께 형식을 만들어가는 것, 이것이 김택상의 작품에서 드러나는 ‘그대로’의 의미다.
따라서 ‘그대로’는 고정된
상태보다 존재가 본래 지닌 성질에 따라 변화하고 생성되는 과정에 가깝다. 이 관점은 물의 흐름과 침전, 증발에서 이번 전시의 〈Ice Blossom〉에 나타나는 동결과 해빙으로
이어지며, 김택상이 오랫동안 지속해온 회화적 탐구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Flows As It Is 26-2〉, 2026, 캔버스에 수성 아크릴릭, 240 x 1100 cm. 설치모습 / 사진: 조현갤러리
Ice Blossom
이번 전시의 주요 신작 〈Ice Blossom〉은 김택상이 30여 년간 작업의 주요 매개로 사용해 온 물이 겨울의 기온 속에서 변화하는 과정에서 출발한다.
〈Breathing〉, 〈Flows〉, 〈Resonance〉가 각각 봄·여름·가을의 시간성과 연결되어 왔다면, 이번에 처음 공개되는 〈Ice Blossom〉은 겨울의 조건을 작업
안으로 끌어들인다.
〈Ice
Blossom〉은 흐름과 증발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온 기존 작업에
동결과 해빙이라는 물의 또 다른 물리적 변화를 확장한다. 물과 안료는 낮은 온도에서 얼고 다시 녹는
과정을 거치며 화면에 결정의 흔적과 새로운 표면을 형성한다. 같은 물과 안료를 사용하면서도 온도와 계절이라는
조건이 달라지면서 이전과 다른 회화적 결과가 발생한다.
이러한 변화는 《그대로 As It Is》의 의미와도 연결된다. 여기서 ‘그대로’는 각각의
물질이 주어진 조건 속에서 자신의 성질에 따라 변화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김택상의 회화에서 계절은 빛과
온도, 습도를 변화시키고, 이러한 환경의 변화는 물의 흐름과
증발, 안료의 침전과 건조, 동결과 해빙에 직접 작용한다.

〈Ice Blossom 26-53〉, 2026, 캔버스에 수성 아크릴릭, 223 x 214.5 cm. / 사진: 조현갤러리
30여 년의 회화적 탐구
김택상은 지난 30여 년간 물에 희석한 안료를 캔버스에 붓고 침전과
건조를 반복하는 작업을 통해 빛과 색, 중력과 시간, 계절의
변화가 화면에 축적되는 독자적인 회화 방법론을 발전시켜왔다. 이러한 탐구는 물질의 성질과 자연의 조건이
서로 다른 색과 표면을 형성하는 〈Breathing〉, 〈Flows〉, 〈Resonance〉 등의 연작으로 이어졌다.
이번 《그대로
As It Is》에서는 이러한
30여 년의 탐구를 신작 〈Ice
Blossom〉, 영상작업 〈There〉,
대형 회화 등을 통해 확장한다. 〈There〉는 화면을 구성하는 안료의 미세한 입자와 층을 보여주며,
대형 회화는 오랜 시간 축적해온 물질과 색의 변화를 확장된 화면으로 제시한다.
《그대로 As
It Is》는 김택상이 30여
년간 구축해온 회화적 방법론을 집약하면서, 물과 안료에 대한 그의 탐구가 계절과 환경의 변화 속에서
새로운 회화적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름다움 — 알움다움
‘아름답다’의 본래 의미는
보거나 듣거나 느끼기에 좋고 만족스러우며, 마음을 끌거나 감동을 주는 상태를 뜻한다. ‘아름’의 정확한 어원은 밝혀져 있지 않지만, 오늘날에는 이를 ‘나답다’, 즉
자신이 본래 가진 모습대로 존재하는 것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김택상은 아름다움을 ‘알움다움’이라는 자신의 언어로 해석한다. 그에게 ‘알움’은 씨앗이며, 씨앗이 자신 안에 품고 있는 성질에 따라 움트고 성장하듯 각각의 존재가 본래 가진 가능성을 자신의 방식으로
펼쳐가는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알움다움’은 물과
안료가 각자의 성질에 따라 흐르고 침전하며 빛과 온도, 습도와 계절에 따라 생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회화로 드러내는 김택상의 ‘그대로’와 맞닿아 있다.

김택상 작가 / 사진: 연합뉴스
한국 추상미술에서의 미학적·미술사적 위치
김택상 회화의 미학적 핵심은 인간의 예술행위와 세계의 작동을 하나의 회화적 생성 안에 놓는 데 있다. 작가의 선택과 판단은 분명히 존재하며, 물과 안료는 각각의 물질적
성질과 자연의 조건에 따라 변화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단색화의 물질성과 수행성을 이어가면서, 인간의 행위와
자연의 작동이 하나의 화면에서 어떤 방식으로 형식을 만들어내는가로 탐구의 범위를 확장한다.
1970년대 단색화가 반복적인 신체 행위와 재료의 물성을 통해 회화의
새로운 형식을 구축했다면, 김택상은 물과 안료를 매개로 중력과 침전,
증발, 빛, 온도와 계절이 회화의 형성에 직접
작용하도록 하며 자연의 시간과 물질의 변화를 화면 안으로 확장한다.
‘2세대 단색화’ 또는
‘포스트 단색화’라는 분류는 김택상의 미술사적 위치를 설명하는
하나의 출발점이다. 김택상은 단색화 이후 한국 추상회화에서 인간·물질·자연·시간의 문제를 독자적인 회화 방법론으로 발전시켜온 작가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그대로 As
It Is》 전시는 이러한 30여
년의 탐구가 현재 어디에 도달해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한국 단색화 이후 추상회화에서 물질과 자연, 시간의 문제가 어떻게 새로운 회화적 방법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hibition Information
전시명: 《그대로 As It Is》
기간: 2026년 8월 26일 – 11월 8일
장소: 조현갤러리 달맞이 · 해운대 · 서울
주요 작품: 신작 〈Ice Blossom〉연작, 대형 회화, 영상 작품
주최: 조현갤러리 (Johyun Gallery)
웹사이트: Johyun Gallery








